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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8) 1장 칠봉성주(七峯城主) ⑧
[불멸의 백제] (8) 1장 칠봉성주(七峯城主)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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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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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그날 낮, 오시(12시) 무렵이 되었을 때 방령 윤충이 보낸 전령이 칠봉성에 닿았다.

“방령께서 기마군 장비 때문에 방성(方城)으로 오시랍니다.”

전령의 말을 들은 계백이 즉시로 떠날 차비를 했다. 성주대리 장덕 진광에게 다시 성을 맡긴 계백이 방성인 고산성에 도착했을 때는 다음날 오후 미시(2시) 무렵이다. 기마군 10여기만 이끈 단촐한 행차였지만 방성까지는 2백여리 길인데다가 하룻밤을 길가 객사에서 묵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솔, 빨리 왔군.”

계백을 본 윤충이 그렇게 반겼다. 윤충은 백제의 명문가인 대성8족은 아니지만 의자대왕의 신임을 받는 측근이다. 방령 윤충이 계백과 내청의 밀실에서 마주 앉았다. 배석자는 방좌인 덕솔 연신 뿐이다. 윤충이 입을 열었다.

“나솔, 칠봉성의 군량은 얼마나 비축되어 있나?”

“예, 성의 군사가 석달 먹을 만큼은 됩니다.”

“기마군이 1백여기지?”

“예, 방령.”

“말은?”

“220필입니다.”

“내가 방성(方城) 소속의 기마군 5백기에 말을 8백필 내놓겠네.”

계백이 숨을 죽였을 때 연신이 말을 이었다.

“군량도 석달분을 지급 해줄테니까 싣고 가도록 하게.”

“방령, 무슨일입니까?”

“칠봉성은 국경과 3백여리 떨어져 있어서 신라군 세작이 기마군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지 않을 거네.”

윤충이 말을 이었다.

“기마군 5백기를 이끌고 대야성 주위를 정탐하게, 이른바 위력정찰이지.”

“…”

“대야성주 김품석이 바짝 긴장해서 전군(全軍)을 모으고 신라의 삼천당, 귀당의 군사가 응원을 나오도록 하면 더 좋지.”

윤충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김유신이 대야성 근처로 내려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고.”

“방령.”

계백이 윤충을 바라보았다.

“소인이 미끼 역할을 하는 것입니까?”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지.”

“목표는 무엇입니까?”

“당항성이야.”

순간 숨을 들이켠 계백이 윤충을 보았다. 당항성은 이제 신라 신주(新州)의 도성(都城)이 되어 있다. 당항성은 신라가 대륙으로 통하는 관문인 것이다. 바다만 건너면 당(唐)이다. 그러나 원래 당항성은 백제의 영토였는데 장수왕 63년에 침공을 받아 개로왕이 죽고 땅마저 빼앗겼다가 성왕 때 신라와 함께 그 영지 대부분을 되찾았다. 그러나 곧 신라의 배신으로 성왕이 패사(敗死)하고 신라의 신주(新州)가 설치된 것이다. 신주는 백제의 북쪽을 가로지르는 땅으로 서쪽끝이 당항성이다. 다시 계백의 시선을 받은 윤충이 말을 이었다.

“그래, 성동격서(聲東擊西)야, 대야성을 치는 것처럼 해놓고 동방 방령 의직이 대왕과 함께 신주를 친다.”

“그렇다면 저는 신라군을 대야성 부근으로 끌어 모으는 역할이 되겠습니다.”

“그렇지, 그러나 대놓고 덤비면 신라가 눈치를 챈다. 은밀하게 움직여야 믿을 것이다.”

“지원군은 없습니까?”

“상황을 봐서 내가 지원한다.”

윤충과 연신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것을 본 계백이 머리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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