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양육수당 주고 끝…관리감독 '뒷짐'가정서 보육 때 지급, 실제 아동상태 확인 안해 / 고준희양 아버지, 딸 죽은 뒤에도 꾸준히 수령
남승현 기자  |  reality@jjan.kr / 등록일 : 2018.01.11  / 최종수정 : 2018.01.11  22:55:10
   

아이에게 학대를 일삼는 보호자에게도 지원되는 ‘양육수당’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준희 양(5) 아버지가 딸이 죽은 뒤에도 양육수당을 지속적으로 받은 것으로 밝혀져 행정당국의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육수당 지급시 아동이 제대로 보살핌을 받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양육수당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 자녀를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우는 부모에게 지급된다. 지원 대상은 0~5세 아동으로, 월 20~10만 원을 준다. 가정에서 보육하는 보호자는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주민센터에서는 보육시설 등록여부 등을 점검 후 수당을 지급한다. 따라서 숨진 아동에 대해서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으면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준희 아버지 고모 씨(37)가 딸이 죽은 뒤에도 양육수당을 챙긴 것은 이 때문이다. 고 씨는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수당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양육수당을 신청하지 않는 가정은 전화와 가정 방문 등을 통해 특별 관리를 하고 있지만 부모가 악의적으로 자녀의 생사를 감추면 행정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양육수당’에 대해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동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조기 발견이 가능한데, 가정에서만 지내는 아동은 정상적인 보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북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 이주연 박사는 “미취학 아동은 아동학대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하는데, 이를 미취학 아동 사각지대 해소에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예산과 정책의 뒷받침,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 작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고준희양 사건을 언급하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유아 등의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학대가 장기간 지속되고 또 사망 등 중대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의 아동학대대책을 점검하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3월부터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기록, 장기결석 등의 각종 정보를 활용한 ‘위기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한편, 도내에서는 총 2만2889명(지난해 12월 기준)이 양육수당을 받고 있다. 전주가 8946명으로 가장 많고, 군산 4021명, 익산 3633명, 완주 1411명, 정읍 1015명, 남원 778명, 부안 507명, 임실 369명, 진안 276명, 장수 182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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