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불멸의 백제
[불멸의 백제] (9) 1장 칠봉성주(七峯城主) ⑨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기고   |  desk@jjan.kr / 등록일 : 2018.01.14  / 최종수정 : 2018.01.14  21:34:29
   
 
 

“장덕 해준입니다.”

기마군 대장이 계백에게 허리를 굽혀 군례를 했다. 가죽 갑옷에 비색(緋色) 띠를 매었고 허리에 장검을 찼다. 백제 관등은 16관등으로 구분이 엄격하다. 1품(品)은 좌평(佐平), 2품은 달솔(達率), 3품은 은솔(恩率), 4품은 덕솔(德率), 5품은 간솔(刊率), 6품은 나솔(奈率)이며, 1품에서 6품까지는 자색(紫色) 관복에 띠를 맨다. 7품은 장덕(蔣德), 8품은 시덕(施德), 9품은 고덕(固德), 10품은 계덕(季德), 11품은 대덕(對德)인데 7품에서 11품까지는 비색(緋色) 복장에 띠를 두른다. 12품은 문독(文督), 13품은 무독(武督), 14품은 좌군(佐軍), 15품은 진무(振武), 16품은 극우(剋虞)인데 12품부터 16품까지는 청색(靑色) 관복에 띠를 매는 것이다. 해준은 3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계백보다 키는 작았지만 몸이 둥글고 팔이 길었다.

“나솔, 모시게 되어서 영광이오.”

해준이 말했을 때 계백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져졌다.

“장덕, 나는 몇 번 운이 좋았을 뿐이네.”

“겸손하신 말씀이시오.”

“출발 준비는 되었나?”

계백이 화제를 돌리자 해준도 정색했다.

“바로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가면서 무장들의 인사를 받기로 하지.”

계백이 말고삐를 당기면서 말했다. 방성안 마장(馬場)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마군 5백기가 곧 해준의 지휘하에 따라 나왔다. 예비마와 군량을 실은 마차까지 늘어서서 대열이 길게 늘어섰다. 이미 햇살이 강한 초여름의 사시(10시) 무렵이다. 5백기의 기마군은 남방(南方)의 정예군이다. 훈련이 잘된 말은 무장들의 외침소리에 흥분해서 살을 떨었고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다.

“나솔, 대륙의 기마군은 하루에 얼마나 갑니까?”

성문을 나와 국도에 들어섰을 때 해준이 말몸을 붙여오면서 물었다. 해준은 붙임성이 있는 성격같다. 계백이 대답했다.

“하루에 5백여리를 주파한 적이 있어.”

“여기서는 평지가 좁고 지형이 험해서 2백리가 고작이요.”

“내가 남방 아래쪽으로 가보니까 하루에 3백리는 가겠던데.”

“남쪽의 평지가 넓지요.”

해준이 머리를 들고 계백을 보았다.

“나솔, 연무군에서 당군을 연파하셨을 때 어떤 전법을 쓰셨습니까?”

“임기응변이지.”

바로 대답한 계백의 얼굴에 다시 웃음이 떠올랐다.

“돌고 돌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법이더군. 그래서 두 번 세 번 꾀를 부리지 않고 정공법을 썼네.”

“그렇습니까?”

“병법을 연구한 당(唐)의 장수가 많아. 손자나 제갈량의 후손들 아닌가?”

“꾸민 이야기가 많지요.”

“백제 기마군의 이야기가 후세에 남게 되려면 승자가 되어야 하네.”

“나솔은 나이에 비해 경험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대륙의 백제군은 거의 매일 전쟁이었네. 그래서 이 나이에 나솔이 된 것이지.”

계백은 백제군 무장들이 공인하는 용장(勇將)이며 지장(知將)인 것이다. 해준 또한 여러번 공을 세웠지만 계백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것이 어린 나이에도 계백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때 계백의 옆으로 기마군의 무장들이 차례로 다가와 인사를 했다. 장덕 해준이 선임이며 부장(副將)으로 고덕 2명, 1백인장으로 무독 5명, 그 휘하에 좌군, 진무 등 10여명이 포함되었다. 모두 여러번 전쟁을 겪은 숙련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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