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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 6
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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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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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꾸 생각나니까 아예 생각을 안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말조차 우스갯소리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생각’을 무려 여덟 번이나 반복한 것이다. ‘생각은 깊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는 정도로 충분했다. 한마디로 모양이 같은 단어는 하나의 문장 안에 반복해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

‘새해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더라도 소소한 계획은 세워야 할 것 같아요.’ 비교적 짧은 문장에 체언인 ‘계획’, 용언인 ‘세우다’를 각각 두 번씩 썼다. 문장의 기본 틀까지 무너진 건 아니므로 뭐가 문제일까 싶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새해에는 소소한 계획이라도 세워야 할 것 같아요.’와 같이 둘 중 하나는 얼마든지 생략할 수 있다.

‘두 사건 모두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는 어느 신문 기사에서 발견한 문장이다. 이 또한 마찬가지다. 체언인 ‘사건’을 두 번 썼기에 하는 말이다. ‘둘 다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나 ‘두 사건 모두 미제로 남았다.’가 훨씬 간결하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사람이나 만날 생각은 없다.’와 ‘아무 생각 없이 누구나 만나려는 건 아니다.’를 비교해 보라는 뜻이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당신의 소망은 무엇입니까?’처럼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이 경우는 각각의 문장에 모양이 같은 단어를 두 번 이상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처럼 앞에 나온 단어를 다음 문장에서 반복하는 것도 좋은 습관은 아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당신의 소망은 무엇입니까?’라고 변화를 줘서 쓸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하다.

‘고양이 먹이 주실 때 점포 밖에서 주세요.’는 어느 공공장소에서 발견했다. 용언인 ‘주다’를 두 번 썼지 않은가. ‘고양이 먹이는 점포 밖에서 주세요.’라고 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체언이든 용언이든 부사어든 모양이 같은 단어는 한 문장에 반복해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 좋은 문장을 쓰려는 이들이 꼭 새겨두었으면 한다.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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