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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유람] 경기지역 대표 카페거리 - 커피향에 홀리고 분위기에 취하다
[新팔도유람] 경기지역 대표 카페거리 - 커피향에 홀리고 분위기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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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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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보정동 카페문화거리, 석학 움베르트 에코 서재부터 의자 없는 이색 좌식카페 눈길 / 성남 백현동 카페거리, 대형 프랜차이즈 공세 뚫고 개성있는 스타일로 승부수 / 수원 정조로, 개발 제한받아 낙후된 지역서 구도심 멋살린 핫플레이스로
▲ 한 낡은 주택을 카페로 개조한 수원의 카페 정지영커피로스터즈 테라스에서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음료를 즐기고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한 블록 건너 한 집은 꼭 만날 수 있는 곳, 커피숍이다.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커피가 문화로 꽃피고 있는 시대다. ‘북극 한파’가 몰려오는 요즘, 커피숍은 갈 곳 잃은 도시인들에게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도심 속 쉼터도 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커피숍들이 죄다 고만고만해 보이지만 경기도에는 커피계의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 재주가 뛰어나 숨어도 저절로 드러남)라 할 만한 곳들이 많다.

용인시 기흥구의 보정동 카페거리는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도시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들이 몰리는 현상)이라는 위기를 넘어 지역주민들의 사랑방은 물론,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문화의 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또 성남시 분당구에는 백현동 카페거리가 저마다 특색 있는 콘셉트로 손님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대형프랜차이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곳은 소상공인들이 지역을 선점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누르고 지역의 맹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최근 자생적으로 생겨난 수원시 팔달구 수원화성 인근의 커피숍들은 지역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가 기대되는 용인 ‘보정동 카페문화의 거리’

현재 134개 상가가 운영 중인 ‘보정동 카페문화의 거리’는 지난 2007년 용인 보정동이 개발되면서 이주자택지로 조성된 현재의 위치에 자연적으로 발생했다. 현재 28곳의 특색 있는 카페가 저마다의 분위기를 뽐내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운영되는 곳보다 빈 상가가 많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창업자들 1, 2명이 남들과 다른 카페를 꾸미면서 유명세가 시작됐다.

특히 지난 2012년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인기를 구가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시작이기도 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카페들이 떠나자 특색을 잃고, 인근 주민들의 발길조차 뜸해져 다시 상권은 침체됐다.

이때 상인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인디밴드를 초청해 공연도 하고 꽃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핼로윈데이 행사에는 2만2000여 명의 시민들이 골목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서재를 모디프로 한 고급스럽고 빈티지한 서재 카페= ‘에코의 서재’

▲ 용인 보정동카페문화의거리의 터줏대감이자 빈티지한 분위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에코의서재.

보정동 카페거리의 터줏대감이자 유일한 북카페다. 카페 입구부터 원목과 패브릭 방석, 화분, 잔디 정원 등이 편안하게 맞이하는 이곳은 조명과 테이블, 의자까지도 분위기를 더한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초코와플과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딸기와플, 프렌치토스트는 놓치지 말아야 할 이곳의 대표 메뉴다.

△25년 경력의 쉐프가 직접 만드는 정통 프랑스 스타일의 프리미엄 베이커리= ‘W스타일’

▲ 용인 보정동카페문화의거리 대표적인 베이커리 카페 더블유스타일.

프랑스, 미국에서 쉐프 경력을 가진 우경수 사장이 운영하는 건강한 베이커리다. 유럽풍 제법으로 구운 치즈케이크와 크루아상, 마카롱, 피아바타 등은 우연히 들른 손님마저 한순간 단골로 만든다. 노키즈존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테라스는 운치 있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다.

△좌식 온돌 테이블이 눈에 띄는 사랑방= ‘더블샷’

▲ 용인 보정동카페문화의거리에서 독특한 인테리어로 3, 4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더블샷.

케냐와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 5가지의 나라별 원두와 브라질 원두 기준으로 배합이 차별화된 커피 맛을 보여준다. 자체 로스팅은 기본. 식빵과 허니브레드, 생크림을 자체 제조한다. 카페 내부에 좌식 온돌 테이블을 마련해 각종 모임이나 스터디를 편하게 할 수 있다. 30~40대 여성고객들의 사랑방이다.

◇오리지널리티(독창성)로 승부하는 성남 ‘백현동 카페거리’

백현동 카페거리는 지난 2009년 성남 판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자생적으로 들어섰다. 이곳에 처음 카페의 문을 연 곳은 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여느 곳처럼 일률적인 분위기의 카페가 주를 이루는 듯하더니 이 틈새를 비집고 카페 몇 곳이 독특한 콘셉트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면 동네카페가 문을 닫는 다는 것이 일반적인 공식처럼 받아들여지던 때 당당히 승기를 잡았다. 인근의 독특한 형태의 단독주택지와 어우러지면서도 개성 있는 분위기를 가진 카페가 젊은 연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빈티지한 인테리어의 브런치 카페= ‘아임홈’

한적한 분위기의 백현동카페거리에서도 유독 손님들이 몰리는 이곳은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외관과 테이블 하나까지 공간 구석구석에 많은 신경을 쓴 내부가 매력적이다. 타르트와 샌드위치, 브런치 메뉴가 인기다. 수제 팥에 우유, 미숫가루, 찹쌀모찌로 만든 밀크 팥빙수와 필라델피아식 수제 밀크아이스크림은 특히 찾는 이가 많다.

△컨테이너 박스와 넓은 원목테이블이 눈길을 끄는 카페= ‘커피킹’

몇 곳에 체인점이 생겼지만 커피킹의 시작은 백현동이다. 뛰어난 채광과 컨테이너를 활용하고 넓은 원목테이블이 독특한 이곳만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양한 커피는 물론, 특색 있는 음료가 많다. 치아바타로 만든 샌드위치와 바게트로 만든 샌드위치 등이 여유로운 주말에 기분을 한층 끌어올린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곳, ‘수원 정조로’

수원에는 ‘광교 카페거리’처럼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거리도 있지만, 구시가지의 멋과 정취가 살아있는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정조로는 18세기 조선 정조가 세운 수원화성을 둘러싸고 있다. 수원화성은 처음부터 계획돼 읍성과 방어용 산성을 합한 성곽도시로 지어졌으며, 전통 축성기법에 과학적 기술을 활용한 당시의 첨단을 상징했다. 하지만 지금 수원화성 인근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개발에 제한을 받아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첨단이 낙후된 것이다.

최근에 몇몇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이 낙후된 이 지역을 다시 첨단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재개발에 밀려 사라져가는 골목길의 분위기를 살리고, 낡은 주택이 주는 정취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세련된 모습을 바꿔 커피가 있는 휴식처로 만들고 있다.

△남매가 함께 만드는 멋스런 카페= ‘정조살롱’

수원 화서문에서 화성행궁 방향으로 걷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정조살롱. 2층짜리 나지막한 건물에 협소한 카페지만 골목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곳이다. 좁은 공간을 오히려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소품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조은별·조상목 남매가 운영하는 카페로 아인슈페너(비엔나커피)가 유명하고 직접 구워낸 캐러멜크림 파운드와 레몬위켄드 파운드, 마스카포네 티라미수가 대표 메뉴다.

△낡은 주택이 뭘 좀 안다는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정지영 커피로스터즈’

▲ 한 낡은 주택을 카페로 개조한 수원의 카페 정지영커피로스터즈

2층짜리 오래된 주택이다. 7, 80년대 유년시절을 보낸 이라면 시간을 되돌아간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주문받는 1층에 들어서면 종이상자 한쪽을 쭉 찢어 메뉴를 적어낸 무심함이 오히려 멋스럽다. 2, 3층에는 아기자기하지만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효율적으로 배치된 공간이 특징이다. 햇빛 쏟아지는 날, 옥상에 마련된 공간에서 화성행궁을 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말이 필요 없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는 원두만 따로 주문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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