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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4) 2장 대야성 ③
[불멸의 백제] (24) 2장 대야성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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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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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대야성주 겸 대야군주(軍主) 김품석은 진골(眞骨) 왕족이며 벼슬도 2품 이찬(伊 )이다. 장인인 김춘추와 벼슬이 같다. 오시(12시) 무렵, 김품석이 장인 김춘추와 청 안에서 마주앉아 있다. 김춘추는 당연히 상석에 앉아 김품석을 내려다 본다.

“이찬, 백제왕 의자의 동향이 심상치 않아.”

김춘추가 입을 열었다.

“동방 방령 의직과 자주 만나는데 사냥을 핑계로 대규모 기병단을 이끌고 다닌다네.”

“이쪽 남방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대감.”

김품석이 ‘장인’ 대신으로 대감이라고 부른다. 김춘추는 갑자기 기마군 1백여기만 이끌고 달려온 것이다. 진골 왕족으로 구성된 화백회의의 구성원일 뿐인 김춘추는 아직 실세가 아니다. 다른 왕족들의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야성 방문도 딸 소연의 병문안을 간다는 핑계를 대어야만 했다. 김품석의 시선을 받은 김춘추가 머리를 끄덕였다.

“의자가 제법 전략을 쓰고 있어.”

주위를 둘러본 김춘추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청 안에는 외인 출입을 금지시켜서 둘뿐이다.

“이찬, 대야주가 우리 가문의 기반이야. 잘 지켜야 돼.”

“명심하겠습니다.”

“비담 일족이 차기 왕위를 노리고 있지만 어떻게든 막아야 되네.”

김품석의 얼굴도 굳어졌다. 상대등 비담은 진골 왕족으로 유력한 차기 왕위 후계자다. 비담은 화백회의의 수장으로 김춘추보다 영향력이 강하다. 김춘추가 말을 이었다.

“김유신이 보기당 당주가 되어서 당항성 근처로 파견되었어.”

“대장군이 말씀입니까?”

김품석이 놀란 듯 이맛살을 찌푸리고 김춘추를 보았다. 대장군 김유신이 신라의 군단(軍團) 중 하나인 보기당을 이끌고 북상(北上)한 것이다. 백제 의자왕이 동방군(東方軍)과 함께 자주 기동군을 이끌고 사냥을 다니는 것에 자극을 받은 신라 조정에서 김유신을 북상시켰다. 김품석이 말을 이었다.

“며칠 전에 백제 기마정찰군이 대야주를 횡단했습니다.”

“나도 들었어.”

“기마군 5백기 정도였는데 빠르고 정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기마대장이 연남군 출신의 계백이라고 들었어.”

“예, 대감.”

“화백회의에서 그 자 이야기가 나왔네. 의자가 그 자를 남방의 칠봉성주로 부른 것은 백제 기마군을 강화시키려는 목적이라는 결론이 났어.”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계백이 젊지만 지용을 겸비한 놈이야. 이번 대야주 정찰에서 허점을 보이지 않았나 숙고하게.”

“예, 대감.”

“삼현성주를 교체했다면서?”

“예, 대감.”

어깨를 편 김품석이 김춘추를 보았다.

“성주가 제 딸이 백제군에게 납치되었는데도 군주(軍主)인 저한테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자가 가야인이지?”

“예, 토호 가문입니다.”

“김유신은 이미 신라 왕족 대접을 받지만 가야 토호 출신은 경계해야 돼.”

“전(前) 성주는 가택연금 상태로 두었지만 곧 조치하겠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김춘추가 다시 다짐하듯 말했다.

“이찬. 그대와 나, 김유신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하네. 대야주를 잘 지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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