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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7) 2장 대야성 ⑥
[불멸의 백제] (27) 2장 대야성 ⑥
  • 기고
  • 승인 2018.02.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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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칠봉성으로 돌아간 계백이 다음날 아침 밥상을 받았을 때 옆에 앉아있던 고화가 말했다.

“절 도성의 기방으로 넘기신다고 하셨는데 넘겨 주시지요.”

마루끝에 앉아있던 덕조가 움직임을 멈췄다. 시선을 든 계백이 빙그레 웃더니 다시 밥을 떠 입에 넣었다. 고화가 말을 이었다.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나리께도 이득이 되실 것입니다.”

“저런 건방진.”

마침내 덕조가 나섰다. 덕조가 고화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나무랐다.

“종 주제에 넘기라 마라 하느냐? 그건 나리 마음이시다. 이년아.”

그때 부엌에서 우덕이 나오더니 기둥 옆에 붙어섰다. 놀란듯 눈이 둥그레졌다. 이제 고화의 얼굴이 붉어졌고 두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잠깐 정적이 흐른 후에 계백이 말했다.

“도성은 왕래하는 사람이 많고 첩자들도 많다. 네가 도성 기방에 가면 첩자들에게 이곳 칠봉성의 군사기밀을 털어 놓을 기회가 많아진다.”

계백이 정색하고 고화를 보았다.

“전쟁이 끝나면 도성이 아니라 바다건너 백제령 담로의 기방에라도 보내주마. 담로 기방에는 두배 값을 받고 팔수가 있을 테니까.”

고화의 시선을 받은 계백이 말을 이었다. “들었느냐? 전쟁이라고 했다. 곧 북쪽에서 백제와 신라 대군이 전면전을 벌일 것이다. 네 동족인 가야출신 대장군 김유신이 지금 북상하고 있다.”

상을 물린 계백이 덕조에게 말했다.

“너도 들었으니 종들 단속을 잘해라.

도망쳐서 기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말이다.”그러자 덕조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제가 이년들이 밥짓는 동안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밥에 독이나 타지 않을까 해서요.”

덕조가 마당에다 침을 뱉었다.

“저는 이년들이 침 뱉은 밥을 수없이 먹었을 것 같습니다.”

계백이 등청을 하고 나서 부엌에 고화와 우덕이 마주보며 앉았다. 덕조는 마당에서 장작을 쪼개는 중이다. 우덕이 그늘진 얼굴로 묻는다.

“아씨, 기방으로 가시고 싶다는 것이 진심이시오?”

“그래, 난 저 인간만 보이지 않는다면 어느곳에 가도 돼.”

숨만 들이킨 우덕을 향해 고화가 말을 이었다.

“저놈은 아버지를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야. 나를 미끼로 함정을 파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넘어가실 분이냐?”

마침내 고화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저놈이 날 데리고 있다는 편지를 읽고 나서 아버지는 나한테 답장을 쓰셨겠지. 그 답장 내용은 뻔하다. 내가 읽어보지 않아도 알겠어.”

“.....”

“그리고나서….”

고화가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아버지는 자결하셨을 것이다.”

“....”

“저놈한테 더이상 약점을 잡히지 않으시려고, 아마 지금쯤은 돌아가셨을지도 모른다.”

“아이구, 나리.”

갑자기 우덕이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울었다.

“나리께서 아씨를 어떻게 키우셨다고…”

그때 밖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덕조 목소리가 울렸다.

“나리, 오십니까? 우덕아, 손님 오셨다. 청 치워 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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