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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9) 2장 대야성 ⑧
[불멸의 백제] (29) 2장 대야성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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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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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백제가 세상의 중심이다.”

대왕 의자가 말고삐를 쥔 채 옆을 따르는 왕자 부여풍에게 말했다. 왕자 부여풍(豊)은 무왕 32년인 10여년 전에 왜국의 백제방(百濟方)에 보내졌다가 잠깐 귀국한 길이었다. 의자는 풍과 함께 도성 북쪽의 사냥터에 나와 있는 것이다.

“명심해라. 지난 수백 년간 백제는 왜국과의 교류에 공을 들였다. 이제 일심동체, 천왕가(天王家)에서부터 대신들까지 백제계가 되었다.”

풍이 잠자코 옆을 따른다. 한낮, 앞쪽 호위군이 몰아온 꿩 한 마리가 옆쪽으로 날아갔지만 의자는 놔두었다. 둘의 뒷쪽으로 고관, 장수들이 20여보 거리를 두고 따른다. 의자가 말을 이었다.

“대륙은 이제 전운(戰雲)으로 덮여지고 있다. 백제와 신라, 고구려, 당까지 격동의 시기를 맞게 되었다.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머리를 든 풍은 의자의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의자왕 3년, 3년 전에 죽은 무왕(武王)은 41년간이나 재위를 했다. 따라서 의자왕은 나이 40이 넘어서 왕위에 오른 것이다. 부여풍은 선왕(先王)때 백제방의 장관이 되어 떠났으니 10여년 만의 귀국이다. 의자가 목소리를 낮췄다.

“곧 신라의 대야주를 정벌하여 신라 영토의 3할을 획득하고 고구려와 연합해서 당항성을 수복한 후에 당을 사면(四面)에서 포위, 멸망시킬 것이다.

숨을 들이켠 풍을 향해 의자가 입술 끝만 올리고 웃었다.

“풍, 잘 들어라.”

“예, 대왕.”

“일본은 수백년 전부터 백제인과 깊은 교류를 맺었고 백제 문화를 받아들였다.”

“그렇습니다, 대왕.”

“1백년전 목협만치(木 滿致)가문이 왜에 들어가 소가만치(蘇賀滿智)로 이름을 바꾸고 왜국의 대신이 되고 왜왕의 외조부가 되더니 권력의 중심에 있지 않으냐?”

그렇다. 그래서 왜국의 중심 아스카에 백제방이 세워져 있는 것이다. 백제방의 장관으로 백제 왕자가 집무하고 있는 것도 왜국 조정과 동체(同 )라는 증거다. 말에 박차를 넣으면서 의자가 말을 이었다.

“대륙의 담로는 인도 근처의 흑치국(黑齒國)까지 뻗어있으며 우측은 대양에 막힌 일본국까지 대백제의 영향력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예, 대왕.”

“네 책임이 막중하다.”

“대왕, 일본국을 대백제의 동체로 만들겠습니다.”

“수백년간 백제 문물의 영향을 받은 신민(臣民)들이다. 천왕도 우리 핏줄이 아니더냐? 소가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대신 대부분이 백제계다.”

“당 정벌에도 군사를 낼 수가 있습니다.”

“서둘 것 없다.”

그때서야 안장에 걸친 활을 잡으면서 의자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너는 내 뒤를 이어 대백제의 대왕이 될 신분이다. 멀리 보아라.”

“예, 대왕.”

“고구려에서 정권을 잡은 연개소문이 나하고 뜻이 통한다. 그래서 대륙에 격변이 일어나는 것이다.”

의자왕 재위 2년째인 작년에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영류왕 건무(建武)를 죽이고 영류왕 동생의 아들인 보장(寶臧)을 왕으로 삼았다. 영류가 당을 겁내어 수비에만 치중하고 저자세를 보인 것이 연개소문의 경멸을 산 것이다. 풍이 숨을 들이키며 머리를 끄덕였다. 격변의 시기인 것이다. 백제와 고구려는 동맹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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