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익산 투신 교사 유족 기자회견 막은 전북경찰경찰 "돌발 행동 우려, 청사방호 위해 제한" 해명 / 시민단체 "매우 유감…철저한 수사 원했을 뿐"
남승현 기자  |  reality@jjan.kr / 등록일 : 2018.02.13  / 최종수정 : 2018.02.14  14:50:46

“문 좀 열어 주세요. 남편 죽음을 언론에 알리려고 온 거 아닙니까!”

‘황당한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전북지방경찰청 입구다.

13일 오전 10시 30분께 조모 씨(49)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관계자 등 10여 명이 문전박대를 당했다. 조 씨는 지난 1일 ‘직장 생활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익산 모 교사의 아내다.

이날 조 씨 가족 등은 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남편의 죽음을 알리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경찰은 “규정에 따라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분개한 유족은 청사 입구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 씨는 “억울한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유족을 괴한으로 보는 전북경찰의 모습에서 인권 경찰 기대는 사라졌다”며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고인의 처남 조모 씨(53)는 “매제가 왜 죽음을 택했는가에 대한 조사가 아닌, 단순 자살로 정해 놓고 이를 유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익산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지만, 재단 이사장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크다 보니 전북경찰청이 직접 사건을 맡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유족 등은 현수막을 지참하지 않는 조건으로, 전북경찰청 기자실로 이동했다. 경찰은 이날 유족 등의 기자실 출입을 막은 것은 경찰청사가 방호시설로서 엄격한 출입 규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일섭 전북지방경찰청 경무과장은 “청사 방호 규정에 따라 불특정한 인원이었고, 사회단체가 포함됐으며, 집단의 돌발행동이 우려돼 출입을 불허했다”며 “일반적으로는 청사는 국민 모두의 공간이지만, 문제될 만한 경우 출입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청사 내 기자실에서 집단의 민원인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면서 기자회견을 한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북도청, 전북도교육청 등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은 집단은 물론, 현수막을 설치하며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이창엽 사무국장은 “시민의 공간을 자의적으로 출입을 막으며 시민의 언로를 막은 건 매우 유감스럽다.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려 기자회견을 자청했는데, 이를 정문에서 막은 전북지방경찰청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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