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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투자가 자살을 예방한다
관심과 투자가 자살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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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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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록 전 남원 서진여고 교사
과거 근무하던 학교에서 한 주 간격으로 두 학생이 자살한 사건을 경험했다. 친구가 자살하자 그 여파로 다른 학생도 유명(幽明)을 달리한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의 충격과 기억이 지워지질 않는다. 그 가족의 정신적 황폐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살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정·지역사회·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36명, 연간 1만 3092명이 자살하여 2013년 이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다.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100만 명을 양성한다는 정부 발표가 지난 1월에 있었다. 늦었지만 다행이며 성과를 기대해 본다. 범정부 차원에서 자살 예방 정책 근거를 마련하여 5년 동안(2012~2016) 자살 사망자 7만 명을 전수 조사하여 자살 고위험군 발굴 체계를 구축(構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를 양성하여 국가 검진기관을 통해 우울증 검진을 확대하고 정신건강 복지센터 상담 인력을 확충하여, 찾아가는 마음 건강 버스를 운영, 마음 건강 주치의 제도를 추진하는 정책이다. 또한, 응급실 방문 자살 시도자의 사후 관리를 확대하는 정신건강 사례관리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 자살자가 10만 명 중 현재 25.6명에서 2022년까지 17명 수준으로 대폭 줄이겠다는 야심 찬 정책이다.

결국, 자살 방지의 핵심은 관심과 투자다. 유가족 자살이 일반인의 8.3배가 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살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방지할 수 있도록 직장이나 학교 혹은 사회기관에서 예방 교육을 통해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정착시켜야 한다. 영국에서는 외로움 담당 장관까지 임명하여 사회적 관심을 두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 작년 자살 예방 예산은 99억 원으로 일본 7508억 원과 비교하면 1.3% 수준이었다. 하루아침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긴 어렵지만 의지를 다지고 정책에 반영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를 한 결과 자살자가 2006년 5만 2155명에서 2015년에는 2만 4025명으로 현저하게 줄어든 것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투자한 만큼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보였다.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청소년과 노인의 자살이 해마다 증가하는 현실이다. 특히, 노인 자살은 OECD 국가 평균 3배가 되는 현실을 직시해 독거노인을 보살펴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고 요양 보호사, 방문 간호사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이 밀려서는 안 된다.

2011년 자살예방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이 떨어진 것은 이에 대한 인식 부족과 투자에 인색했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었다. 이를 교훈삼아 온 국민이 내 주변인을 관심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자살예방 정책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여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정부나 지방자체단체는 국가적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하여 정책이 효율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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