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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34) 2장 대야성 ⑬
[불멸의 백제] (34) 2장 대야성 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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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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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나리!”

뒷쪽에서 부르는 소리에 계백이 말고삐를 채어 말의 속도를 늦췄다. 오후 미시(2시)무렵, 칠봉산성 앞쪽의 황무지를 달려가던 중이다. 머리를 돌린 계백이 허겁지겁 달려오는 사내를 보았다. 40대쯤으로 손에 손도끼를 들었다.

“성주 나리.”

다가온 사내가 가쁜숨을 가누면서 말을 이었다.

“나무를 하다가 지나시는 것을 보고 인사를 드리려고...”

“무슨 일인가?”

말을 세운 계백이 물었다. 의자대왕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다. 호위군사 2기만 거느리고 이번에도 쉬지않고 달려오는터라 지친 상태다.

“예, 제 이름은 곽신조라고 하옵고, 제 자식은 배준이라고 합니다.”

계백의 시선을 받은 사내가 땅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제 자식에게 활과 화살을 주셨고 잡은 노루까지 주셨습니다. 그 인사를 여기서라도 드립니다.”

“오.”

계백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아이가 궁술 연습을 하는가?”

“예. 잠을 잘때도 손에서 활을 놓지 않습니다. 나리.”

“연습이 제일이야.”

“이 은혜는 어떻게든 갚겠습니다. 나리.”

“성주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아이나 잘 키워라.”

“나리. 무운장구 하소서.”

“고맙네.”

말고삐를 당긴 계백이 말을 이었다.

“올해 농사는 풍년이지만 세는 작년 기준으로 걷을테니 겨울은 잘 지내게 될거네.”

“아이구. 고맙습니다. 나리.”

사내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만큼 기쁜 소식도 없는 것이다. 마을로 달려간 사내가 금방 소문을 낼것이다. 성에 들어간 계백이 옷부터 갈아 입으려고 사택앞에서 말을 내렸을때 덕조가 달려 나왔다.

“나리. 왔습니다.”

서둘러 말하는 덕조의 뒤로 사내 하나가 따라 나왔다. 바로 삼현성의 보군대장 전택이다.

“나리, 이제 오십니까?”

“오. 무슨 일인가?”

다가간 계백이 전택에게 물었다. 고화와 우덕은 보이진 않았고 며칠전에 고용한 여종 둘이 마루끝에서 기다리고 있다. 계백은 전택과 함께 마룻방에 올라 마주보고 앉았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앉은 것이다. 전택이 입을 열었다.

“나리. 성주가 대야성의 마장 관리인이 되셨소.”

“대야성의?”

놀란 계백의 눈빚이 강해졌다.

“대야성으로 옮겨갔단 말인가?”

“예, 삼현성에 두면 불안하니까 옆으로 불러들여 감시할 작정이었던것 같습니다.”

전택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져졌다.

“그것이 오히려 더 잘되었지요.”

“....”

“구(구)마장을 관리한다고 보냈는데 병든 말 몇필에 군사는 10여명이었습니다. 관리인 숙사는 돼지우리 같았다고 합니다.”

“....”

“저는 삼현성 보군대장 직임을 그대로 갖고 있으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앞장을 설수가 있소.”

“가만.”

손을 들어 전택의 말을 막은 계백이 정색했다.

“나하고 갈곳이 있네.”

“어디 말씀이오?”

“내일 아침에 남방 방령을 만나러 가세.”

“방령 나리를 말씀이오?”

머리를 끄덕인 계백이 말을 이었다.

“내가 이번 전쟁의 선봉을 맡게 되었어.”

숨을 죽인 전택을 향해 계백이 빙그레 웃었다.

“이제 그대와 나, 그리고 구(구)삼현성주는 일심동체로 움직여야 되네. 같이 살고 같이 죽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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