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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35) 2장 대야성 ⑭
[불멸의 백제] (35) 2장 대야성 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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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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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계백이 옷만 갈아입고 전택과 함께 남방 방성(方城)인 고산성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깊은 해시(10시) 무렵이다. 방령 윤충이 청 안에서 계백과 전택을 맞았는데 오늘도 방좌 연신이 동석했다.

“나도 오늘 오후에 대왕께서 보내신 전령으로부터 내막을 들었어.”

윤충이 계백을 맞으면서 말했다.

“그런데 신라인을 직접 데려오다니 일이 빨리 진행되는구나.”

윤충의 시선이 전택에게 옮겨졌다.

그때 전택이 두손으로 청 바닥을 짚고 절을 했다.

“신라 삼현성 보군대장 급벌찬 전택입니다.”

시선을 든 전택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말을 이었다.

“신라 관직을 대기가 부끄럽습니다.”

“알아.”

윤충이 담담한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대의 가슴이 복잡하겠지. 반역이냐 또는 내가 사내의 길로 바로 가는 것이냐, 하고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예, 목숨이 아깝지는 않으나 헛되게 버리지는 않겠습니다.”

전택이 눈을 부릅뜨고 윤충을 보았다.

“전(前) 삼현성주 진궁도 소인과 같습니다.”

윤충의 시선이 계백에게로 옮겨졌다.

“나솔, 나도 그대에게 맡기겠다. 허나 신중을 기해야 될 것이다.”

그때 연신이 나섰다.

“그래서 여기 있는 급벌찬과 진궁에게 각각 우리측 연락역을 배치시키는 것이 낫겠네.”

계백이 머리를 끄덕였다.

“대아찬 진궁은 지금 대야성의 마장 관리인이 되어 대야성에 있습니다.”

“어허.”

탄성을 뱉은 윤충이 연신과 마주보더니 전택에게 물었다.

“그게 정말인가?”

“예, 방령. 그래서 제가 달려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곧장 대야성을 찌를 수도 있겠구나.”

윤충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삼현성은 놔두고 뱀의 머리부터 떼는 것이다.”

“제가 대야성으로 가겠습니다.”

계백이 말을 이었다.

“전택과 함께 삼현성 군사로 위장하고 대야성까지 가는 것입니다.”

“전령의 말을 들으니 3백 군사만 데리고 가겠다던데 가능할까?”

“바로 뒤만 받쳐 주십시오.”

윤충과 연신이 다시 얼굴을 마주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아직도 전택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전택을 믿더라도 만일 신라군에게 잡히면 실토할 수밖에 없다. 그때 전택이 입을 열었다.

“저에게 연락관 둘을 붙여 주시지요. 하나는 제 옆에 남고 또 하나는 연락을 하도록 해야 됩니다. 둘은 제 고향 농장에서 온 하인인 줄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궁에게도 둘을 보내야겠군.”

“제가 이번에 그 둘을 데리고 가지요.”

전택이 말을 이었다.

“삼현성을 거쳐 대야성까지 들어가 대아찬을 만날 테니까요.”

“그럼 내일 떠날 때 넷을 붙여주지.”

윤충도 결단이 빠른 성품이다. 머리를 끄덕인 윤충이 수족 같은 방좌 연신에게 지시했다.

“덕솔, 진무나 극우 중에서 넷을 추려 내일 나솔에게 딸려 보내도록.”

“예, 방령.”

“대가야가 백제에 귀속되었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게야.”

윤충이 부드러운 시선으로 전택을 보았다.

“가야 토호 중에서 김유신만 김춘추의 옷고름을 밟아 떼는 재주를 부려 김춘추에게 여동생을 주는 바람에 출신을 했지?”

억지 소리지만 설득력은 있다. 전택이 어깨만 부풀렸고 윤충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대백제는 한때 대성(大性)이 권세를 누렸지만 지금은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신하들을 관리한다. 그대들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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