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1-22 19:15 (목)
[남북정상회담] 북한의 정치구조
[남북정상회담] 북한의 정치구조
  • 연합
  • 승인 2000.05.31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의 최고 실력자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공식적인 호칭 배열 순서는 노동당 총비서, 국방위원회 위원장,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다. 노동당이 최우선시되고 그 다음으로 국방 분야가 중시되는 북한의 정치체제를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선노동당으로부터 국가의 모든 정책과 노선이 출발하므로 3백여만명의 당원을가진 노동당은 북한 정치구조의 핵을 이룬다. 북한 헌법 제 11조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규정돼 있고 북한지역 곳곳에 나붙어 있는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구호에서도 노동당이 차지하는 비중을 쉽게 알 수 있다.

노동당 규약에는 "조선노동당은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된다"고 돼 있다.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에 따라 노동당의 활동이 이뤄지고 노동당이 국가 활동을 영도하므로 결국 김일성 주석과 주체사상이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의 밑바탕이 되는 셈이다.

김 주석 사망 이후 노동당의 활동은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망 전해인 지난 93년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6기 21차 전원회의가 개최됐다는 소식을 끝으로 6개월에 1회 이상 소집하도록 돼 있는 중앙위 전원회의 개최 사실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또 지난 80년 10월 제 6차 이후 5년마다 열게 돼 있는 `당 조직의 최고지도기관'인 당대회도 20년 가까이 소집되지 않고 있어 당의 위상이나 최고 정책결정기구로서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축소된 것 같다는 일부 견해도 있다.

그러나 내막적으로는 당 정치국 회의, 간부 회의 등이 필요에 따라 수시로 소집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당 활동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을 뿐 노동당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는 견해가 더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은 오는 10월 10일 창당 55주년을 맞이한다. 5, 10주년이 되는 해를 `꺾어지는 해'로 특별히 중시하는 내부 관례와 바닥을 친 경제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데서 갖는 자신감, 서방과의 관계개선 등을 통한 외교적인 성과, 특히 6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일문제 해결에 `역사적 전환'을 마련했다는 자체판단이 설 경우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64년 김일성종합대학 졸업과 동시에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첫 공직을 맡은 뒤 지난 97년 10월 노동당의 최고 직책인 총비서에 `추대'됐다.

북한은 지난 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서 헌법을 대폭 개정했다.

개정 헌법은 서문에서 김 주석이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이라고 선언, 사실상 국가기구 체계에서 주석제를 폐지하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대외적 국가원수로 삼았다. 또 정무원을 없애는 대신 내각제를 도입, 지난 72년 사회주의 헌법 이전의 국가기구 체제로 되돌아 간 듯한 인상을 주었다.

헌법 상 국가기구 배열 순서를 보면 `최고 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가 첫 자리에, `최고 군사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가 그 다음에 위치하며 `최고인민회의 휴회중 최고 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행정적 집행기관이자 전반적 국가관리기관'인 내각이 그 다음을 잇는다.

국방위원장의 역할은 헌법 규정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서 대의원 자격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재추대 발언을 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국방위원장의 중임은 나라의 정치, 군사, 경제 역량의 총체를 통솔지휘하여 사회주의 조국의 국가체제와 인민의 운명을 수호하며 나라의 방위력과 전반적 국력을 강화발전시키는 사업을 조직영도하는 국가의 최고직책이며 우리 조국의 영예와 민족의 존엄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성스러운 직책"이라고 설명, 국방위원장이 단순히 국방 최고책임자가 아닌 `국가의 최고직책'임을 밝혔다.

노동당과 함께 인민군의 역할을 중시하는 북한의 독특한 정치구조는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북한 나름의 대처방식에서 생겨난 것이다. 지난 80년대말에서 90년대 초에 걸쳐 사회주의 국가들이 잇따라 붕괴하고 곧이어 김 주석이 갑자기 사망했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자연재해까지 잇따라 북한은 6.25전쟁에 이어 두번째로 `최대의 위기의 순간'을 맞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