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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스트레스의 양면성
[전문가 칼럼]스트레스의 양면성
  • 전북일보
  • 승인 2004.05.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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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율과 자살이 증가한다는 것은 사회적 상황이 어렵다는 의미도 되지만 사람들의 가치기준이 상대를 배려하기보다는 자기중심이고 이기적 성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수많은 이혼 사유가 있지만 그 중에는, 수입도 적으면서 거의 매일 술에 취해 늦게 귀가하고 가족을 돌보지 않는 가장이라며 내면의 고통을 이해하기보다는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선택한 아내가 있는가 하면, 수입도 많고 매일 일찍 귀가하여 아이들과 놀아주고 공휴일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만점 짜리 아빠에게 그 단조로운 생활이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라며 이혼을 청구한 사례도 있다.

이것이 스트레스의 양면성이며 우리 삶의 다양성인 것이다. 동일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보람을 느끼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스트레스로 불만 속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모든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특성이 스트레스를 학문으로 체계화하여 다루지 못한 이유인지 모른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생활수칙이나 방법론에 앞서 각 개인의 가치기준과 세상을 보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커다란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오늘날과 같은 물질만능주의와 경쟁사회에서는 개인과 사회, 국가 간의 패러다임과 가치기준이 주로 남을 배려하고 함께 살기보다는 남을 이기거나 싸워서 뺏는 가치관이 팽배되어 있음을 본다. 중동과 이라크 전쟁, 팔루쟈 사태와 같이 화해와 용서보다는 보복과 힘이 우선이며, 종교와 개인간에도 사랑과 자비, 상생보다는 경쟁과 이기가 우선되는 경향이 있다. 이 무한경쟁의 현실세계에서는 힘의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자가 강자에게 주장하는 공존과 상생은 구걸이 될 수 있으며,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상생만이 사랑과 자비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약자는 힘을 키워야 하고, 강자는 그 가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상생의 철학을 실천해야하는 것이다. 강자가 상생을 멀리하고 이기적으로 갈 때, 그 상태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역사 속에 기록된 수많은 사건들과 지금도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사건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선조들은 후손을 위하여 삶에 대한 실체를 '삶'이란 글자 속에 함축시켜 놓고 있다. 삶을 변수로 분해하여 해석하는 한자와 같이 풀이하면 삶이란 '사람살림'이 된다. 사람살림이 바로 홍익인간 이화세계이고 상생인 것이다.

가장 먼저 살려야 할 상대는 바로 부부지간이다. 그래서 남남이 만나서 함께 사는 것을 우리는 '살림살이'라고 한다. 상대를 살리면 그 상대가 나를 살리고 서로를 살려서 영혼을 함께 진화시켜 가는 것이 우리 삶의 궁극적 방법이며 목적인 것이다. 이것을 깨달으면 우리는 그냥 산다는 단순명사가 아니라 살아서 반드시 가야한다는 의미의 '살아간다'는 복합명사를 사용한다.

따라서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서 우리의 본성을 찾아가야만 진정한 열반이고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신적인 거듭남의 과정을 모른 체 육체를 버리면 우리는 영혼의 진화가 없기 때문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셨다'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아내를 살리고 남편을 살리고 가족을 살리고 이웃과 사회를 살리고 다른 민족과 다른 종교, 환경과 지구를 살리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알고서 살아가고 있는가? 모르고서 살아지고 있는가? 아니면 사라지고 있는 것인가? 왜 피동적인 삶의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두 단어의 발음이 같은가? 이 단계를 넘어서면 삶은 전혀 다른 색깔로 다가오고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 즐거움과 고통까지도 일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고통과 괴로움도 다소 들떠 있는 사랑과 행복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가라앉음과 심오한 의미를 배워서 영혼을 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스트레스는 건강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정동명(원광대 전기전자정보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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