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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올때
[딱따구리]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올때
  • 강현규
  • 승인 2004.08.31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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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전주시내의 한 업체에 들렀다. 왠일인지 대부분의 직원들이 풀이 죽어있는 모습이었다. 무슨 영문이냐고 물었더니 한결같이 “올림픽이 끝나서”란다.

무언가에 기댈 곳이 없던 도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올림픽경기의 박진감에 한동안 ‘푹’ 빠졌던 게 사실이다. 금메달이 왔다갔다 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팽팽한 긴장감은 시름에 잠겼던 많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위안과 생활의 활력소가 됐다. 가뜩이나 가중되는 경기침체에다 무엇하나 재미있는 소식을 찾아볼 수 없는 요즘, 도민들에게 올림픽 경기는 ‘한여름밤의 환상’이었는지 모른다.

환호와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국팀 응원에 자신도 모르게 ‘애국자’가 됐던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상실감에 젖어버렸다. 다름아닌 ‘올림픽후유증’이다.

더욱이 이번 아테네올림픽은 시차로 인해 상당수의 주요경기가 새벽에 열리는 바람에 밤잠을 설치며 TV를 시청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올림픽이 막을 내리면서 이제 현실로 되돌아와야겠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루도 빼지않고 한국팀 경기를 지켜봤다는 김영철씨(32·전주시 풍남동)는 “직장에 출근해도 오전내내 지난 밤 경기내용에 대해 직원들과 뒷이야기를 하며 피곤함을 잊었는데 이제는 그런 재미도 없어졌다”며 “앞으로 무슨 낙으로 살까 벌써부터 고민이다”고 말했다.

올림픽기간중 자신도 모르게 ‘올빼미족’이 돼 버린 강창현씨(40·전주시 평화동)도 “아침 늦게 일어나도 왠지 하루종일 몸이 무겁고 피로감이 떠나지 않는다”며 “밤에 술이라도 먹고 일찍 자야겠다며 나름대로 탈후유증(?)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간과하고 있는 것은 생활의 활력을 잃고 상대적 상실감에 젖어있는 도민들이 적지않다는 점이다. 올림픽에 열광하면서 시름을 잊어야할 만큼 각박해진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굳이 ‘올림픽후유증’을 들먹이지 않아도 세상살이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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