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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위기의 건설업] 건설업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
[긴급진단 위기의 건설업] 건설업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
  • 승인 2000.07.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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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끝없는 불황, 위기의 건설업계’를 주제로 한 5차례의 기획물을 마감하며

건설경기 활성화를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좌담회에는 한기수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회장, 송기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임종정 전북도 건설교통국장이 참석해 지역 건설업이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강구돼야 하는지를 각각 제시했다. 문경민 경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 내용을 간추린다. /편집주 주

-지역 건설업계가 불황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도내 건설공사 발주물량을 비롯한 각종 통계지표가 업계가 당면한 위기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이 어느정도 인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한기수=민간건설 경기가 수년째 침체된 상황에서 공공부문 건설물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건설업 면허주기가 과거 3년에서 1년으로, 또 수시등록제로 전환돼 90년 30개에 달하던 업체수가 현재는 3백개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건설물량은 전년에 비해 반으로 감소했습니다. 한정된 공사물량에 업체수는 난립돼 수주 물량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일반건설업체당 평균 수주액은 97년 36억원에서, 98년에는 33억원, 지난해에는 19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많은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역 건설산업에 관한 행정을 총괄하고 계시는 임국장께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임종정=97과 98년은 전년도에 이미 반영된 공공부분 투자예산이 어느정도 집행됐으나 99년은 IMF여파가 지역 건설업계에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자체에 대한 국고보조금이 대폭 삭감돼 발주물량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도내 일반건설업체는 7백건의 공공공사를 수주해 5천23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으나 97년에 비해서는 52%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IMF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건설업계를 떠났던 기술자들이 대거 건설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역시장에 비해 업체수가 너무 많고 민간부문이 극도로 위축돼 설비, 전기공사업 등 연관산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건설업 침체는 해당업종 자체는 물론 지역 경제 전반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건설업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전라북도가 지금에서야 IMF 충격이 닥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건설업 침체의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기태=사실입니다. 전북지역 경제는 과거에는 식량보급창 중심의 기능이 우선돼 왔고 부존자원도 열악한 상태입니다. 우리지역에서는 경기부양의 여건이 건설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수 있습니다. 건설업 활성화가 모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부동산 경기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경제의 순환이 토지를 통해서 얻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건설업이 처한 위기의 실상을 읽는데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건설경기 부양이 인위적으로 될 수는 없는 문제지만 지역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키는데는 어떠한 여건들이 조성돼야 한다고 봅니까.

▲한기수=가급적 공사물량을 늘려줘야 하고 지역내에서 발주되는 공사는 반드시 지역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지자체를 비롯한 발주기관들이 적극 협조해야 합니다. 또 민간건축이 활성화되도록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는 유인책이 적극 강구돼야 합니다. 제값받고 제대로 시공할 수 있도록 적정한 공사원가를 책정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북도는 지역 건설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고 있으며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임종정=전라북도에서는 지난 3월 현행 50억원 이하인 지역제한 입찰금액을 1백억원으로 상향조정해 줄것을 재정경제부에 건의한바 있습니다. 공사 하도급과정에서도 도내 전문건설업체에 50% 이상 하도급을 주도록 입찰공고문에 명시할 것을 시장 군수, 도내 건설관련 유관기관에 요청하고 있으며 대형공사의 도내업체 의무공도급율도 45% 이상 확대해 줄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 PQ대상 공사를 발주할때도 지자체에서 발주가 가능하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해 줄것을 재경부와 행자부에 건의할 예정입니다.

이같은 건설경기 부양책에 따라 도내 건설관련 발주기관들이 지역업체의 공동도급 지분율을 상향조정해 지역업체 지분율이 과거 22.4%에서 45%로 늘어났습니다.

다만 최근 예산처에 다녀보니 남북경협기금을 조성하는데 상당한 돈이 들어가야 하고 이때문에 물량증가와 직접 연관되는 신규사업이 과거와 같이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북도에서는 군산과 비응도, 선유도, 격포항, 새만금 방조제, 선운사 등 서해안 일대의 관광루트를 조성해 지역개발사업을 활기차게 추진하고 이를 통해 지역 건설업의 활로를 열어주자는 비전도 갖고 있습니다.

▲송기태=전북도의 서해안 계획은 대한민국 마스터 플랜입니다. 이런 대책으로는 지역 건설업이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지자체가 지역 건설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확고한 단안을 내려줘야 합니다. 지역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SOC사업이 많지만 외지사람들이 와서 판을 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 건설업 육성을 위한 타시도의 사례와는 차이가 많습니다. 인재와 지역경제는 결국 법 테두리가 아닌 사람의 힘으로 키우는 것인데 이런 차원에서 전북도의 건설행정이 돋보일 수 있도록 한층 노력해야 합니다.

▲임종정=아무리 도에서 육성시책을 내놓더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법과 제도를 고치지 않고서는 안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건설물량 확보로 업계의 일감난을 덜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설업체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시급하다고 봅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최저가 낙찰제가 시행되면 기술력 위주의 승부가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입니다. 업계의 경쟁력을 어떤 방향으로 쌓아 나가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한기수=최저가 낙찰제에 대비해 업체 스스로 자생력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과제로 부각돼 있습니다. 기술력 향상과 경영 내실화, 견실시공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 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업계는 불행히도 이런 여력이 없습니다. 지금 처한 위기를 어떻게 모면하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는 실정입니다. 올해 50억원 이상 공사가 도내에서 14건, 2천9백97억원이 발주됐지만 도내 업체의 수주비율은 16.2%에 그치고 있습니다. 물량이 적은데다 나오는 공사도 80% 이상 외지업체가 독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업체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쏟을 여력이 없는 것입니다.

▲임종정=제가 97년도 건설국장을 맡을때 지역에서도 대형 1군업체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건설업체간 통합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WTO 체제가 출범한 이후 모든 건설관련 법령이나 제도들이 국제화 수준으로 개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수기술인력, 자본력 등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경쟁원리에 의해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역업체들간 발전적인 연대통합을 통해 지역건설업의 공존발전과 활로를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북지역에는 1군 업체가 없어 지역 고유의 시장이 외지업체에 의해 잠식당하는 결과가 점점 심각합니다. 이 점에서 지역건설업체간 합병을 통해 1군업체의 육성이 가능한 것인지, 이에 관한 논의가 업계 내부에서 어느정도 진행중인지 말씀해 주십시요.

▲송기태=1군업체 육성을 위한 빅딜논의는 10여년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앞으로는 빅달이 안되면 살아나기 힘들 것입니다. 업체간 통합을 통해 실적과 덩치를 키우고 큰 업체와 대결해야 합니다. 앞으로 지역경제는 경제주체에 따라 빅딜도 해야되고 틈새공략도 해야합니다.

▲한기수=1군이 되기 위해서는 시공능력평가액이 8백억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도내에는 성원건설, 성원산업개발, 중앙건설 등 3개회사가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실질적으로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 중견업체끼리의 합병은 외형을 키워 1군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 실질적으로는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실현될 지는 의문입니다.

-경쟁력 확보는 제쳐둔채 공사 한건만 수주하면 1년을 버텨 나간다는 구태의연한 생각들도 업계에 남아 있습니다. 업체들이 청산해 나가야 할 건설업계의 잔존관행은 무엇일까요.

▲한기수=건설기술자와 경력임원 수첩의 부당 대여, 건설공사 일괄하도급, 면허대여 등 잔존관행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따라 정부에서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부실 및 부적격 업체들을 퇴출시킬 방침입니다. 이같은 잔존관행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끝으로 지역 건설업 발전을 위한 고언을 한말씀씩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기수=업계는 기술력향상, 경영합리화, 견실시공으로 발주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향으로 자구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소건설업체를 육성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 주시길 기대합니다.

▲임종정=도내에서 발주되는 공사는 도내업체가 꼭 수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도내업체도 기술력 확충과 경영상태를 보완, 타도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단독으로 응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되겠습니다.

▲송기태=지역 건설업에 대한 행정의 배려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법이 안되면 규범으로라도 뒷받침하는 배려가 있어야 기업과 지역경제가 활성화됩니다. /정리=김현기기자 khke@jeonbu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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