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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의 건축이야기] 실내공간 기류
[최상철의 건축이야기] 실내공간 기류
  • 전북일보
  • 승인 2006.01.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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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차갑게 발 따뜻하게
개는 주둥이를 파묻고 자는 습관이 있고, 사람은 발이 따뜻해지면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스르르 잠을 자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예로부터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왔다. 이른바 두한족온(頭寒足溫)인 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대부분의 주거환경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아파트는 그 공간구조상 위 아래층과 좌우측 세대가 거의 동시에 난방을 하도록 되어있다. 자연적으로 방바닥과 천정의 온도는 별 차이가 없이 비슷비슷해졌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도 아파트 실내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얇은 옷차림으로 생활하고 있고, 그것이 마치 현대인의 특권인 냥 여기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기류(氣流)가 잘 돌지 않고, 실내공기가 쉽게 정체되어 버리는 우리 주거공간의 특성에 있다. 처음부터 실내외의 소통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춥고 배고팠던 기억을 떠올리며 건축물을 지을 때마다 단열재 사용을 건축법으로 강제한 탓이다. 그 결과가 엉뚱하게 실내공기의 정체와 실내공기의 오염이란 이름으로 지금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순환의 지혜’를 잃어버린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날로 치솟는 난방비 걱정과 환기를 하지 않으려는 겨울철 생활습관, 그리고 또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서 지금 우리는 실내기류가 순환되어야 한다는 그 간단한 원리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람도 혈액순환이 잘 되어야 건강한 것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실내공간도 기류(氣流)가 잘 순환되어야 쾌적한 공간이 된다. 지금처럼 방바닥과 천정의 온도가 거의 비슷해서 실내기류가 잘 돌지 않는 막힌 공간보다는, 건축물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 외부공기에 의해서 방안 공기는 약간 차가운 것이 좋다. 건축물에 틈이 없다면 차라리 환기라도 자주 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이른바 ‘머리는 차갑고 발은 따뜻한’, 그런 건강한 공간을 되찾아야 하겠다.

/삼호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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