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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 연대의 힘
미투(Me Too), 연대의 힘
  • 김은정
  • 승인 2018.02.22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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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이밖에 달리 표현한 말이 없다. 불붙은 ‘미투 운동’으로 고발되는 한국사회의 성폭력 실상이 그렇다.

‘미투(#MeToo ) 운동’은 ‘성폭력 생존자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잇달아 고발하는 현상’이다. 사회에 만연해있는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 목적인데, 그 힘의 근원은 따로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공감하며 나서는 ‘연대’, 그것이 ‘미투 운동’의 힘이다.

미투 운동이 대중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해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에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미투 캠페인’을 제안하면서부터다. ‘미투’에 ‘해시태크(#)’를 붙여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자는 알리사의 제안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다. 하루 만에 50만 건의 트윗이 이어졌으며 페이스북에도 처음 24시간 동안 1,200만 건 이상의 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공감과 연대는 유명 배우들을 시작으로 정계 재계 문화계 언론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여성들의 참여로 이어지면서 ’무서운 힘 ‘이 됐다.

사실 ‘미투 운동’은 이미 2006년에 시작됐다.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 인종 여성 청소년을 위해 이 캠페인을 제안한 것이다. ‘미투’는 말 그대로 ‘나도 겪었다’는 뜻이지만 단순히 피해사실을 알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며 생존자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함께 연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적이 훨씬 더 크다.

하비 와인스타인 스캔들 이후 ‘미투 운동’은 현대사회에 만연해있는 권력형 성범죄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통로가 됐다. 권력형 성범죄는 ‘가해자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저지르는 성폭력’이다. ‘연대’가 이끌어낸 성과다.

요즈음 불붙은 ‘미투 운동’으로 드러나는 한국사회의 민낯은 처참한 지경에 와있다. 비단 가해자들이 한 시대의 우상이었던 시인이거나 연출가이거나 배우여서만이 아니다. 더 큰 충격과 분노는 그들의 행태를 침묵과 암묵적 동조로 방관해온 우리 사회의 구조적 환경에 맞닿아 있다.

돌아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보다 훨씬 이전에 ‘미투 운동’에 나섰던 사람들이 있다. 80년대 중반 일어난 ‘부천서 성고문사건’ 피해자였던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이나 90년대 초반, 한국 최초로 법적으로 제기된 서울대 교수 성희롱사건의 피해자인 ‘우조교’가 그들이다. 이들의 선구자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직면하게 된 오늘의 상황은 그래서 더 처참하다.

오늘의 ‘미투 운동’, 그 연대의 힘을 주목하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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