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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명태' 해체냐 존속이냐…전북연극계 의견 엇갈려
'극단 명태' 해체냐 존속이냐…전북연극계 의견 엇갈려
  • 김보현
  • 승인 2018.03.01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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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성 전 대표 성폭력 피해자 3명 더 늘어나자
전주연극협 “내부 추가 가해·피해자 조사 먼저”
전북연극협 “단원들 21년 역사 지키고 싶어해”
▲ 극단 명태의 신입단원 모집 포스터가 전북대 구정문 일대에 덩그러니 붙어 있다.

‘극단 명태’의 일부 단원이 최근 불거진 ‘미투’사건 당시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극단 명태’의 해체 여부를 놓고 전북 연극계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 지난달 26일 송원 배우의 ‘미투’ 기자회견을 통해 극단 명태의 최경성 전 대표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3명이 더 있다고 밝혀진 상황.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면서 최 전 대표에 대한 후속 대응은 물론 ‘극단 명태’에 대한 해체 여부도 함께 논의됐다. 사건의 발원지인 ‘극단 명태’ 역시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과 특정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극단의 역사와 남은 단원들까지 와해시킬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극단의 해체 여부를 논의하기 이전에 이번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극단 명태’의 입장 표명과 극단 내 추가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있는지 진상규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전북연극계의 중론이다.

배우 송원 씨의 ‘미투’ 기자회견 이후 극단 명태가 소속돼 있는 전주연극협회와 전북연극협회는 즉각 긴급 이사회를 열고 후속 조치를 결정했다. 이날 전주연극협회 이사회는 정관에 따라 극단 해체를 권고했다. 송 씨처럼 공개적으로 나서진 못했지만 최근까지도 성폭력과 물리적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밝혀진 상황에서 ‘극단 명태’ 역시 대표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전주연극협회의 A이사는 “전북도에 사단법인 승인 취소를 요청한 상황이다. 사단법인이 사라지면 극단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극단 명태’ 자체도 과오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그냥 놔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연극협회 일부 이사들은 극단 명태가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두영 전북연극협회장은 “단원들은 극단이 21년간 쌓아 올린 역사와 그 안에서 키워 온 연극 열정을 지키고 싶어 한다. 극단 해체는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명태 단원들은 협회에 극단 존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협회에는 ‘극단 명태’가 아닌 최경성 씨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공연문화발전소 명태’로 등록돼 있다. 정 회장은 “ ‘사단법인 공연문화발전소 명태’ 안에 ‘극단 명태’가 소속돼 있지만 분리해서 사단법인은 해산해도 극단은 살려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의 도내 연극인들과 지역 연극협회 이사들은 ‘극단 명태’를 둘러싼 갑론을박에 선후 관계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남아있는 단원들이 사건에 어느 정도 연루됐는지 파악하고, 이들이 피해자들에 대해 먼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것. 극단 단원들이 현재까지도 어떠한 발언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도의적인 차원에서의 사과라도 먼저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송원 씨를 비롯한 피해자들 역시 지금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함께 사건을 겪었던 ‘극단 명태’ 단원들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씨는 “최근까지 극단에 몸담았던 한 여성이 최 전 대표로부터 겪은 성폭력을 선배(현 단원)에게 토로했지만, 그 선배가 이를 최 전 대표에게 전달해 많은 단원이 있는 자리에서 ‘망상증 환자’, ‘내가 널 언제 여자로 봤냐’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면서 “당시 함께 있던 단원들 중 누구도 이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극단 해체 여부는 우리가 논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원들이 극단을 지키고 싶다면 앞에 나서 해결해야 한다. 분명한 건 단원들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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