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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군가도 백리길
전군가도 백리길
  • 위병기
  • 승인 2018.03.12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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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울려퍼지는 노래가 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라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이다.

2012년 3월 발매된 이래 7년째 봄 캐럴로서의 저력을 과시한다.

그만큼 벚꽃은 봄의 전령사라는 얘기다.

진해 군항제에는 해마다 100만명에 육박하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고 있고, 여의도 일대에서 벚꽃축제가 열리면 서울 서남부권의 교통흐름이 크게 바뀐다.

완주 송광사, 마이산, 전주동물원 야간개장때 화려한 조명을 머금은 벚꽃을 보기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것을 보면 반일 감정과는 별개로 일본 국화인 벚꽃(사쿠라)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것 같다.

국내에서 벚꽃을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전군가도 백리길이다.

원래 전군가도는 한일합방 직전인 1908년 전주에서 군산까지 장장 46km에 걸쳐 만든 신작로였다. 일제는 호남곡창지대에서 수탈한 쌀을 이 도로를 통해 운반, 군산항을 거쳐 일본으로 가져갔다. 1975년 정부예산에 재일교포들의 성금을 합쳐 총 6400여 그루 벚나무가 식재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긴 100리 벚꽃터널로 전국에 알려졌다.

군산시 대야면 백마산 공원, 익산 목천포, 김제 유강검문소 옆 만경강 제방 길은 벚꽃축제로 상춘객들이 몰려들곤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제대로 꽃을 피워내지 못한 벚나무가 많아졌고, 차량매연과 잦은 교통사고로 인해 벚꽃터널의 명성은 쇠락해갔다. 길가에 있는 굵은 벚나무는 교통사고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름만 대면 알만 기업인 M씨 역시 전군가도에서 교통사고로 하직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어쨌든 시대가 바뀌면서 자동차전용도로가 생기면서 벚꽃축제는 없어졌고, 전군가도(=번영로) 100리 벚꽃길도 뇌리에서 잊혀졌다.

전군가도를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전군마라톤’ 이다.

전주∼군산간을 수놓은 환상의 벚꽃 백리길에 철각들의 힘찬 행진이 이어졌다.

2000년 4월 유종근 당시 지사가 만들어낸 이 대회에는 국내외에서 1만여명의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이봉주, 황영조, 김완기, 형재형, 오미자 등 국내의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발대회였고, 케냐 등지의 유명 선수들도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성장했다.

전군대회는 단번에 동아일보 동아마라톤,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중앙일보 중앙마라톤에 이은 국내 4대 대회의 반열에 올라섰으나 민원 등을 이유로 8년만에 흐지부지 없어졌다.

강현욱 지사에서 김완주 지사로 바뀌는 등 지역 주도세력의 교체는 전군마라톤대회의 폐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최근 전북도는 전주·군산·익산·김제 등 4개 시와 함께 30억원을 들여 벚꽃길 100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번영로 벚꽃길 되살리기’ 사업을 올해부터 5년간 추진키로 했다.

벚나무를 새로 심고 주변 문화와 역사적 경관을 새롭게 조성하는 한편, 마라톤이나 사이클 등 국제스포츠대회 유치도 검토한다니 그 결과가 크게 기대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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