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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미래, 자연에서 찾다
물의 미래, 자연에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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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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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훈 새만금지방환경청장
▲ 김상훈 새만금지방환경청장

물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 인체의 70%를 이루는 물은 몸속 세포의 형태를 유지시키고 영양소와 산소를 운반해 세포에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불필요한 노폐물을 체외로 내보내고 땀의 배출을 통해 체온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혈액의 산성도 조절, 혈액량 유지 등 인체의 항상성 유지에도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사람은 일주일을 살기 어려울 정도다.

지구와 물의 관계도 이와 많이 닮아 있다. 지표면의 70%를 이루는 물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들의 터전이자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은 태양열을 저장하며, 대류·순환하면서 열을 분산시키고, 증발해 구름형태가 되면 태양열을 반사해 지표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비가 되어 내리면 대기와 토양의 오염물질을 씻어 내리고, 지표면을 흐르면서 영양물질을 이동시켜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인구증가, 산업화, 도시화로 물의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반면, 환경오염으로 먹거나 이용할 수 있는 물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지하수가 고갈되는 등의 물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UN은 ‘모든 국가가 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수자원 보호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세계 물의 날’을 지정하였다. 3월 22일이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UN이 매년 선정하는 주제에는 물관리의 현주소와 미래상이 반영되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2년 주제는 ‘Water for Development(개발을 위한 물)’였다. ‘물(Water)’에 ‘~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물의 ‘기능’, ‘용도’가 강조됐다.

이후에도 ‘미래를 위한 물’(03년), ‘생명을 위한 물’(05년)과 같이 물을 이용의 대상이자 발전의 도구인 ‘자원’으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주제에 계속 반영되었고, 이러한 인식은 최근까지도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물의 날 주제부터는 큰 인식의 전환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UN은 ‘물 부족, 수질오염 같은 물 문제의 해결방안을 자연생태계 복원에서 찾자’는 취지로 올해의 주제를 ‘Nature for Water(물의 미래, 자연에서 찾다)’로 정했다.

물을 개발, 문화, 위생, 도시, 식량, 일자리 등과 연계하여 ‘용도’를 강조하던 기존의 인식에 따른다면 ‘Water for Nature(자연을 위한 물)’라는 주제가 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그렇게 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인식에 변화가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주제에서는 물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에서 벗어나 ‘목적’ 자체가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주제에 담겨 있던 ‘물 부족 극복’, ‘수질보전 도전’, ‘하수의 재발견’과 같이 사람의 힘으로 물을 ‘관리’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는 데서도 의미를 찾고 싶다.

최근 들어 심각해지고 있는 가뭄과 4대강의 녹조문제를 바라보면서 물의 소중함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2018년 ‘세계 물의 날’이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고 자연의 순리에 맞춰 살아가는 법을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지구상의 물이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모든 생명을 살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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