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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한 워크라이프 밸런스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한 워크라이프 밸런스
  • 칼럼
  • 승인 2018.03.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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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중시 시대 자유로운 사고와 휴식이 필요하다
▲ 유동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우리나라 기업들은 3명의 인원이 8시간씩 일해서 끝낼 수 있는 일을 2명만 고용해서 12시간씩 일하게 시킨다. 그리고 그마저도 1명을 쳐낼 수 있는지 주판을 굴리고 있다.” 연이은 과로사가 발생한 어떤 회사를 다루는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의 내용이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자신의 생존수단으로 삼는 경제 단위체이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의 이윤을 얻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법과 제도를 통해 정해진다. 기업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인건비 축소라는 것을 고려할 때, 앞서 언급한 댓글의 내용은 그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는다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다.

지난 2월 28일,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고,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던 특례업종을 4종의 운송서비스업과 보건업만으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통과와 함께 많은 경제단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천문학적인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며 우려를 쏟아냈다.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우려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으며, 이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대한민국에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다.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우리 경제의 화두는 ‘공정’과 ‘분배’이다.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 분명하며, 이는 곧 다수의 실직자 양산이냐 일자리 수를 유지한 채 근로자 개개인의 노동량을 줄이느냐의 양자택일로 연결된다.

각 개별기업은 이 중 당연히 전자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실업률 증가는 국가 경제의 기반을 흔들 것이다. 요컨대 각 기업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선택으로 이어져 시장 실패로 귀결되는 것이다. 결국 국가경제와 산업의 경쟁력을 잃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경제 환경에 부합하는 최대 근로시간의 단축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장시간 근로는 근로자의 삶을 파괴하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필자가 많은 기업인들을 만나며 도출해 낸 일종의 공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업인이 얼마나 사람에 대해 투자하는지가 곧 기업의 성패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다수 경영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열심히 일하는 것이며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반드시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의 정당한 급여 지급은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근로자들은 정당한 대가 없이는 경영자만큼 기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경영인들을 볼 때마다 노동자의 임금을 두 배 이상 인상하면서 근로시간은 도리어 단축해 큰 이득을 냈던 헨리 포드의 사례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시간을 줄여 오히려 생산성 향상을 거둔 사례는 아주 많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우수한 인재를 비교우위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근면’으로 비교우위를 창출했다면, 이제는 ‘창의성’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다.

창의성은 자유로운 사고와 휴식에서 도출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워크라이프 밸런스, 소위 ‘워라밸’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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