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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따라 맛 따라] 전주 아중리 - 호수 한바퀴 돌고 나니 입맛 돋아…어떤 맛난 음식 먹어볼까
[길 따라 맛 따라] 전주 아중리 - 호수 한바퀴 돌고 나니 입맛 돋아…어떤 맛난 음식 먹어볼까
  • 김원용
  • 승인 2018.03.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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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닭·국수·매운탕…구석구석 식당들 포진
아중지구 전체가 음식 천국…숨은 맛집 찾는 재미 쏠쏠
▲ 전주 아중호수 수상 산책로의 야경.

전주 아중지구가 오늘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년이 채 안 된다. 1993년부터 5년간 택지개발을 통해 허허벌판이 신도시로 바뀌었다.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함께 모텔과 유흥시설, 음식점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한 때 난개발의 전형이라고 지탄을 받기도 했다. 2000년 중반까지도 전주의 해방구라고 할 만큼 화려했던 아중지구는 이후 전주 중화산동과 상권을 나눴고, 서부신시가지 개발로 또 한 번 상권이 흔들렸다. 그럼에도 아중지구는 여전히 전주 동부권의 핵심 상권이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모텔촌을 중심으로 유흥가들이 불야성을 이룬다.

아중지구의 매력은 무엇보다 아중호수를 끼고 기린봉을 옆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구역상 우아동 1가에 자리잡은 아중호수는 지난 2015년 아중저수지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전주천·삼천과 함께 전주를 대표하는 수자원인 아중저수지는 1952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됐으며, 지금은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주시는 2009년부터 생태관광명소 조성을 추진해 수상산책로와 수상광장을 만들었고, 앞으로 가족숲과 야외무대, 어린이 생태놀이터 등을 만들 계획이다.

아중호수 위 남북으로 펼쳐진 기린봉 역시 전주시민들에게 소중한 명소다. 산의 형세가 상서로운 동물인 기린이 여의주, 즉 달을 토해내는 듯한 풍광을 가졌다 하여 기린토월(麒麟吐月)이라고도 불렀다. 아중호수 쪽에서 정상까지 1㎞ 남짓하며, 쉬엄쉬엄 가더라도 1시간 30분이면 왕복이 가능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다. 산 정상에 오르면 전주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근래에는 아중역을 기점으로 전주한옥레일바이크가 운영되고 있다. 아중역 폐선 부지에 신리~왜망실까지 왕복 3.4 km를 시속 15~20km로 달리는, 이색적인 철길 자전거 체험레포츠다.

호수와 산, 레포츠 시설 등으로 관광객들을 부르는 아중지구에 맛집이 빠질 수 없다. 실제 아중지구 전체가 음식 천국이라고 할 만큼 구석구석 식당들이 포진해 있다. 아중저수지 주변만 하더라도 매운탕, 닭요리, 횟집, 고기 집, 분식집 등이 즐비하다.

△화심장어 아중점

▲ 화심장어 아중점의 장어구이.
▲ 화심장어 아중점의 장어구이.

아중역 맞은편에 장어요리 전문점들이 여러 개 있다. 고창의 풍천장어가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며 전주에도 풍천장어라는 이름을 단 장어집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실뱀장어 포획이 안 돼 장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서민들로서는 가격 부담 때문에 선뜻 장어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아중지구의 장어 전문점들이 제대로 생존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올 실뱀장어 채포량이 더 줄었어요. 작년에도 비쌌는데 올 채포량은 그 반절입니다. 출하 할수록 손해라며 양만장에서 출하를 꺼릴 정도니까요. 자연히 장어구이 소비자 가격이 올라 손님도 감소할 수밖에요.”

화심장어 아중점을 운영하는 김인수씨(67)는 누구보다 양만업계와 장어 전문점의 어려움을 잘 꿰뚫고 있다. 완주와 익산의 2곳 양어장에서 직접 장어를 기르고, 3개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부친이 지난 84년 익산에서 양어장을 시작해 4형제가 뒤를 잇고 있는 만큼 가족기업이라고 할 만하다.

‘화심장어’의 간판은 완주 화심의 지명에서 따왔다. 화심에 양어장과 본점이 있다. 전주 아중점으로 진출한 것은 15년 전이다. IMF와 농수산물 수입개방의 파고를 겪으며 자가 생산의 판매장 확보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다.

“수입개방 당시 양어장이 큰 타격을 받았어요. 돼지고기 값에도 못 미치는 가격 폭락으로 양만업자(본래 장어양식업을 양만업이라고 한다)가 잇따라 자살하는 일도 있었으니까요.”

화심장어는 당시 어려움을 ‘셀프장어’로 극복했다. 요즘에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한 때 붐을 일으킨 셀프장어집의 원조가 이곳이었다. 완주 화심 일대는 전국에서 셀프장어를 벤치마킹하러 온 음식점 주인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고 김씨는 회고했다.

근래 몇 년사이 실뱀장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제2의 위기를 맞고 있는 양만업계는 출하를 최대한 늦추는 것으로 대응한다. 실뱀장어 입식 이후 2년 정도에 출하하던 것을 더 키워 출하시키는 것이 사료비 부담보다 이익이기 때문이다.

▲ 화심장어 아중점의 밑반찬.
▲ 화심장어 아중점의 밑반찬.

김씨는 자신을 농사꾼이라고 했다. 3곳의 음식점 영업보다 30만 마리를 키우는 양어장이 주업이라는 의미에서다. 그는 장어 양식방법에 많은 연구를 했단다. 장어가 3급수에도 살 만큼 생존력이 뛰어나지만, 분비물과 항생제에 오염되지 않도록 순환여과식 방법을 창안하기도 했다.

화심장어 아중점의 상차림만으로는 두드러진 특징이 별로 없어 보였다. 다만 주인의 노하우를 담아 직접 기른 장어를 조달하기 때문에 신선함을 맛볼 수 있다. 주방에서 미리 익혀 나와 고기를 굽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셀프장어를 처음 도입한 이 집에서 장어를 익혀 내놓는 이유가 있었다. 숯불의 높은 온도에서 빨리 구워야 장어의 제맛을 낼 수 있는데, 손님들의 경우 시커멓게 태우는 일이 많아서다. 자가 생산한 재료를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도 이 집의 장점이다.
*구이 1㎏ 7만 8000원, 장어탕 9000원(점심 특선 6000원), 장어수제비 4000원
*전화 063)245-6592

△아중 옴팡집

▲ 아중 옴팡집의 옻닭.
▲ 아중 옴팡집의 옻닭.

화심장어 맞은편에 아중 옴팡집이 자리하고 있다. 작고 낮은 초가의 오두막집을 옴팡집이라고 한다. 옴팡집 쳐놓고 맛집 아닌 집이 거의 없다. 시설이 열악하면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색다른 맛이 있기 때문이리라.

아중 옴팡집 또한 겉은 허름하지만 막걸리집에서 시작해 37년째 음식점을 이어가는 아중리의 터줏대감이다. 이곳은 옻닭이 별미다. 옻나무를 쪼개서 국물을 내는 방식이 아닌, 옻나무를 톱밥으로 만들어 국물을 낸다. 이렇게 할 경우 국물이 훨씬 찐하다고 한다. 옻나무는 장성에서 조달하며, 가을에 채취해 말린 후 봄에 톱밥으로 만든다.

▲ 아중 옴팡집의 닭죽.
▲ 아중 옴팡집의 닭죽.

옻닭을 찍어먹는 고추간장, 찹쌀과 녹두를 불려서 끓여주는 죽, 똥집 튀김도 별미다.
*옻닭·꾸지뽕 한방백숙·감태나무 백숙·닭도리탕 4만5000원, 옻오리 5만5000원
*전화 063)246-4767

△용진 시골아줌씨국수

▲ 용진 시골아줌씨국수의 잔치국수.
▲ 용진 시골아줌씨국수의 잔치국수.

기린봉, 아중호반을 산책하고 허기질 때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는 곳을 찾는다면 용진 시골아줌씨 국수집을 추천한다. 이 집 역시 컨테이너로 만든 작은 건물로 외형은 볼품이 없지만, 국수 맛으로는 빠지지 않는 집이다. 메뉴는 물국수와 비빔국수 2가지가 전부다. 밑반찬 또한 청양고추와 된장, 김치와 양념간장 정도로 단출하다. 그럼에도 쫄깃한 면발에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에서 30년 국수집의 관록이 묻어난다.

찌그러진 양푼이 시골밥집 같이 느껴져 정겹다. 물국수는 집에서 만든 옛날 잔치국수 같아 40~50대 입맛에 제격이다. 고추장과 싱싱한 야채로 버무려진 비빔국수는 봄철 입맛을 다시게 한다. 소주병에 담긴 참기름을 곁들여서다. 국수 분량은 손님이 원하는 만큼 나온다. 화려함 대신 소박하고 푸짐한 인심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기존 4000원에서 올해부터 5000원으로 인상됐다.
*전화 063)245-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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