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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와 편파보도 논란
지방선거와 편파보도 논란
  • 칼럼
  • 승인 2018.04.0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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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후보자 대상 공정보도
민주주의 건강성 담아내야
유권자들 올바른 선택 가능
▲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양적, 질적으로 언론의 편파보도가 도를 넘고 있다. 도전자들이 현직 단체장이나 의원들에 비해 심한 차별을 받고 있다. 심지어 신문 사진에서 도전자의 얼굴이 잘리기까지 하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지도와 선거자금, 조직에서 모두 열세인 도전자들이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수단인 언론 보도에서 마저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을 한다.

언론의 편파보도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항시 낙선자들은 언론의 편파보도 때문에 떨어졌다고 말한다.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들은 자신의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우호적으로, 그리고 자주 비쳐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언론이 모든 후보자들의 바람을 다 들어줄 수가 없다.

선거에서 언론의 편파보도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선진국에서도 항시 시비 거리가 되고 있다. 모든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편파성 문제는 바로 “현직자 이점”(incumbency bonus)이다. 현직자와 도전자 간의 권력이 불공평하게 분포되어 있을수록 언론 보도는 불공정하게 된다. 연구에 의하면 여러 정당들이 권력을 분산해서 나눠 갖는 정치구조를 갖고 있는 네덜란드를 제외하고는 많은 국가들에서 현직자 이점이 나타났다.

특히 독일은 현직자가 정치적으로 강력한 위치를 갖는 정치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전자보다 더 많이 보도되고 있다. 현직자 이점은 현직자가 도전자들보다 얼굴과 이름, 공약과 정책이 언론에 더 많이 노출되는 양적 편파성과 기사배치, 논조 등에서의 질적 편파성을 모두 포함한다. 도전자들의 불만에 대해 언론은 항변한다. 권력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더 많은 뉴스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냐.

현직자 이점 논란과 함께 무보도 역시 문제다. 무보도란 언론이 마땅히 보도해야할 뉴스가치가 높은 이슈나 사건을 고의로 보도하지 않는 편파보도이다. 지역사회에 커다란 파급력을 갖지만 현직자에게 불리할 것 같은 이슈나 사건이 보도되지 않거나 도전자에게 유리할 것 같은 기사거리가 보도되지 않는 무보도 역시 엄연한 편파보도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자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뉴스가 포털사이트에서는 그 어떤 이슈보다도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방송뉴스에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또한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일 직전에 안철수 후보가 전격 후보를 사퇴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 선언하였다. 타 방송사들은 이 뉴스를 첫 번째 뉴스로 다뤘지만 MBC는 처음부터 일곱 번째 보도까지 모두 ‘한파’ 리포트로 내보낸 뒤 단신으로 처리하고 말았다.

편파성이 지나치면 언론의 윤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정법상으로도 문제가 된다. 공직선거법 제8조는 언론의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사의 편파보도를 규제하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각종 심의위원회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누구라도 언론의 보도에 불만이 있다면, 방송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신문과 잡지는 선거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언론은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여론조사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문제제기를 하면 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대안적인 선택들이 주어져야 한다. 유권자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경쟁적인 대안들이 제시되어야 하듯이, 선거에서도 경쟁하는 최소 두 명 이상의 대안적 후보들이 존재해야 만이 제대로 된 대표자를 뽑을 수 있다.

편파보도는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해친다. 모든 후보자들에 대한 공정보도만이 시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가능하게 해준다. 공정한 조건에서의 선택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는 점을 언론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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