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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휴일
지방공휴일
  • 김원용
  • 승인 2018.04.17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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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남부시장청년몰 입구에 쓰인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어귀가 확 눈에 띈다. 이곳 청년몰 입주자들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일과 돈 보다 여가와 개인적 성장을 중시하는 요즘 트렌드의 반영이다.

우리가 오늘의 고도성장을 이루기까지 부지런한 국민성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가게가 있다면 바로 그곳은 한국인 가게라고들 한다. 오랫동안 그런 부지런함에 익숙했기 때문에 기성세대에게는 ‘워라밸’이 아직 낯설다.

그럼에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리는 데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넓혀졌다. 2004년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돼 2012년 전면 시행됐고, 2014년부터 대체휴일제(설·추석·어린이날)가 도입됐다. 법정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 7월 300인 이상 기업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국가의 의무로까지 헌법 개정안에 규정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걸음 나아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지방공휴일’을 지정할 수 길이 열린다고 한다. 행정안전부가 해당 지역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는 날을 자체 공휴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단체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정을 추진키로 하면서다. 지방공휴일 도입을 담은 ‘지방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지방공휴일 지정을 건의하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지방공휴일 지정요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공휴일법제는 아주 복잡하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을 통해 국경일이나 기념일 중에서도 공휴일인 것과 아닌 것이 구분돼 있다. 제헌절은 국경일이면서 공휴일이 아니다. 선거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2006년부터다. 올 어버이날의 공휴일 지정을 놓고 찬반 논란 끝에 더 검토 사안으로 넘긴 것이 공휴일과 관련한 가장 최근의 일이다.

지방공휴일제가 도입될 경우 전북에서는 어떤 기념일을 공휴일로 내세울 수 있을까. 당연히 지역에서 특별히 기념할 필요가 있고,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날이어야 할 것이다. 48개 법정기념일 중에 전북지역과 깊숙히 연관된 기념일이 없다는 게 새삼스럽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법정기념일로 만들어 전북도민들의 공휴일로 삼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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