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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드루킹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 칼럼
  • 승인 2018.04.2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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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업자들 뉴스·댓글 아웃링크화 과감히 편집권 포기를
▲ 신경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영등포구을)

드루킹 사건은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21세기형 민주주의가 기회 요인뿐만 아니라 위기 요인 또한 만만치 않게 크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과거의 유언비어와 권력기관의 공작이 악성댓글과 가짜뉴스가 되었고, 조직 브로커가 사이버 정치 브로커로 진화했다. 드루킹의 여야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권력추종적 행태는 분명하다. 입법 미비와 포털의 관리부재에 기생하는 제2, 제3, 제4의 드루킹이 더 있으리라는 점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필자가 발의한 ‘매크로방지법’이나 박광온 의원이 발의한 ‘가짜뉴스방지법’만으로 충분치 않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앞장서서 드루킹 사건 군불 때기에 여념이 없다. 일부 언론은 최소한의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오보를 남발했고, 심지어 부도덕한 취재가 들통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이 오히려 국민적 의혹을 키우고, 언론의 오보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불과 10여일의 기간 동안 야당 측의 정치 공세는 활화산처럼 쏟아졌고, 보도 초점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했다. 이제 애초 사건의 핵심 따위는 기억하기조차 힘든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오보와 정치공세의 홍수 속에서도 핵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 사건은 드루킹 등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기사에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사이버 여론조작을 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다. 2018년 1월 19일 네이버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올랐던 이 건을 경찰에 수사의뢰했고, 31일 더불어민주당도 이 사건만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네이버댓글조작 의혹을 경찰에 고발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피해를 입은 것은 정부여당과 네이버이고 추정되는 가해자는 드루킹이라는 점이다.

드루킹 사건은 국가의 명운을 가를 중차대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 관련 뉴스도, 개헌 국민투표 무산도 모두 가려버렸다. 과연 사안이 그만큼의 심각성과 무게를 지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정치적 의도와 계산에 의해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진 것일까? 공교롭게도 지금은 지방선거를 50 여일 앞둔 시점이다.

자유한국당의 적반하장에는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은 국정원, 경찰, 군대를 동원하여 댓글조작, 대선개입을 조직적으로 자행했던 시절의 집권여당이었다. 또한, 관련 수사와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가로막았던 과거가 있다. 이런 집단이 국정원 댓글사건과는 비교조차 민망한 사안을 가지고 특검을 운운하고 국정조사를 운운한다. 얼굴에 철판 깔고 지방선거에서 최소한이라도 건져보자고 정치공세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의 토대인 소중한 소통공간을 지키기 위해 현상유지 수준의 미미한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 사업자들은 권력이 되었고 자신들이 누리는 경제적 이익에만 탐닉해왔다. 누리는 권력과 이익의 크기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 툭하면 외부에 민간위원회를 만들고 개선책을 그럴듯하게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과감하게 뉴스와 댓글의 아웃링크화, 뉴스편집권의 포기까지를 포함한 고민에 들어가야 한다. 둘째, 야당은 모든 문제를 정치투쟁화 하는 나쁜 습관을 잠시 내려놓고 개선책 마련에 진지하게 협조해야 한다. 지난 1년 야당은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들면서 국회일정을 7번이나 중단시켰다. 평창올림픽도 정쟁화, 방송법도 정쟁화, 개헌도 정쟁화, 남북정상회담도 정쟁화하니 어떤 국민이 야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주겠는가. 이렇게 해야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딱한 야당에게 어떤 국민이 표를 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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