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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교훈 덧대지 않고 동심 엿본 섬세한 시선
굳이 교훈 덧대지 않고 동심 엿본 섬세한 시선
  • 문민주
  • 승인 2018.04.26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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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곤 시인, 첫 동시집 펴내
▲ 동시 ‘각자 잠자러 가던 날’과 함께 실린 김남곤 시인의 손녀 가진 양의 그림.

“서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내가 알아서 쏘옥 튀어나갈게// 머리가 커지면/ 생각도 커지고// 생각이 커지면/ 할일도 많아지는 법// 너무 서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내가 알아서 토실토실// 쏘옥 튀어나갈테니까요.” ( ‘밤 토실’ 전문)

전 전북일보 사장인 김남곤 시인이 첫 동시집 <선생님이 울어요>(신아출판사)를 펴냈다. 2년간 쓴 동시 67편이 담겨 있다.

아주 작은 것 하나도 지나치지 않는 섬세한 관찰력으로 동심의 행동과 마음을 이야기한다.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꽃이나 아름다운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그는 진심으로 동심의 심연을 엿본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사물들의 말을 찾아내 재미있게 들려준다.

“부끄러움을 알면/ 사람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면/ 짐승이다//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어떤 사람은 사람으로 살고/ 어떤 사람은 짐승으로 살고.” ( ‘쉬운 말 어려운 말’ 전문)

특히 ‘쉬운 말 어려운 말’과 ‘개구리의 빈정거림’, ‘TV야’ 등 그의 동시에서는 교육자적 상상과 정신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흔히 인간성 회복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 중에는 교훈의 노출이라는 덫이 있기 마련. 그러나 우리는 교훈을 덧대지 않는 시인의 특별한 시선에 주목하게 된다.

또 평소 그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인과 수필가, 소설가, 아동문학가 등 문인뿐만 아니라 한국·서양화가, 서예가 등이 예쁜 그림을 그려 동시집을 알록알록하게 꾸며주었다. 김남곤 시인의 손녀와 국중하 수필가 외손녀, 전동희 시인 손자도 손을 보탰다. 65명이 그린 삽화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남곤 시인은 책머리를 통해 “함께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동시, 그러나 조금쯤은 생각의 씨가 박힌 그런 동시를 쓰고 싶었다”며 “책상 앞에 턱을 괴고 앉아 한 발짝 키가 큰 생각으로 나도 보고, 너도 보고, 하늘도 보고, 땅도 보는 그런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재균 아동문학가는 “흔히 아동문학은 교육성, 문학성, 흥미(재미)성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며 “김남곤 시인은 교육성 문제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곤 시인은 1979년 ‘시와의식’으로 등단했다. 시집 <헛짚어 살다가>·<푸새 한 마당>·<새벽길 떠날 때>·<녹두꽃 한 채반>, 시선집 <사람은 사람이다>를 냈다. 산문집 <비단도 찢고 바수면 걸레가 된다>, 칼럼집 <귀리만한 사람은 귀리> 등이 있다. 전북문인협회장, 전북예총회장, 전북일보 사장을 지냈다. 전북문학상, 한국문예상, 전북문화상, 목정문화상, 해운문학상, 중산문학상, 진을주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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