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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선 문체가 그려낸 감정 '영상처럼 생동'
날선 문체가 그려낸 감정 '영상처럼 생동'
  • 김보현
  • 승인 2018.04.26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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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정 소설집 출간
정서정의 단편소설은 30초 분량의 강렬한 광고 영상을 보는 듯하다. 날선 문체는 이미지를 그려내고, 문체가 쫓는 시선은 빠르게 전환돼 이미지는 생동한다.

정서정 소설집 <기습>(청어람M&B)이 출간됐다. ‘기습’, ‘덫’, ‘당신의 습작’, ‘산사로 가는 길’, ‘날 좀 보소’, ‘네펜데스의 여정’, ‘폭염’ 등 단편소설 7편으로 구성됐다.

‘신이시여, 제게 주어진 시간이 이제 정말로 다한 거라면, 당신께서 기어이 인과응보의 철퇴를 들고 곧 저를 맞이하실 요량이시라면 부디 제가 지은 죄가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깨닫게 해주소서.’

‘…당신에게 내려진 선고는 집행유예인 거다. 자. 이제 당신은 무엇과 드잡이해 싸울 것인가. 시한부 투쟁의 시간.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기습’ 중)

표제작 ‘기습’은 영문도 모르게 수술대 위에 올려진 주인공의 불안한 시선으로 시작한다. 느닷없이 벌어진 일련의 상황들은 인과관계보다 주인공이 직면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서술된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주인공의 죽음과 삶에 대한 심리, 내면의 감정 등이 여과 없이 전달된다.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과 세계(사회)와의 불화를 서사적인 진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상황과 감정에 충실한 묘사와 표현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영길 원광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정서정이 글로 그려내는 이미지는 명징하고 결곡하되 서사의 내부 맥락을 훼손하지 않는다”며 “서사와 이미지가 길항하면서 루카치가 말한 ‘문제적 개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전체성 차원에서 사유하도록 하는 것이 이 소설집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정서정(본명 정옥상) 소설가는 이화여대 불어교육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 불어불문학 석사, 프랑스 파리 제8대학 불어불문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원광대 유럽문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집<시(詩)를 건지러 간다>, <모서리와의 결별>(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 도서 선정)과 동시집<두둥실>을 출간하는 등 다방면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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