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1-14 22:56 (수)
아이웨이웨이와 '난민'
아이웨이웨이와 '난민'
  • 김은정
  • 승인 2018.05.10 1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이 규정한 ‘난민’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유엔 난민기구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만 해도 2,100만명, 전 세계 인구의 1%인 7,700만 명이 난민 상태에 놓여 있다는 통계가 있다. 놀라운 숫자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정착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세계의 수많은 난민 문제를 추적해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인권운동가가 있다. 오늘의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중국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다. 검열과 통제체제의 중국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며 온갖 탄압을 당하면서도 인권을 위해 앞장서온 그가 지난해 제작한 다큐 <유랑하는 사람들(Human Flow)>은 전 세계 20여국에서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유랑하는 사람들>을 초청했다.

1년 동안 25명의 제작진이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프랑스, 그리스, 독일, 스위스, 시리아, 터키 등 20여 개국에서 촬영했다는 다큐는 그 광범위하고 긴 여정만큼이나 서사적이다.

전쟁과 기근, 기후변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삶을 찾아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 다큐 속 난민들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진다. 다큐에서 보여진 난민의 숫자는 6,500만 명.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일 34,000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한 자료를 보니 미국과의 전쟁으로 고국을 떠난 이라크 난민들의 숫자도 220만 명이나 된다. 전 국민의 10% 이상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난 셈이다.

<유랑하는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인류 상황을 이해하고자 떠나는 아이웨이웨이의 개인적 여정’이다. 인권의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믿음이 없었다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했을 영화다. 아이웨이웨이는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현 시대에 하나의 운명 공동체인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보다 높은 수준의 관용, 연민 그리고 신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난민문제를 다룬 또 한편 영화가 있다. 일본의 젊은 감독 후지모토 아키오의 <내가 돌아갈 곳(Passage of Life)>다. 네 명의 미얀마 출신 가족이 안전한 삶을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으나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하는 실화를 담은 영화다. 난민문제를 새롭게 일깨워준 이 두 편의 영화. 영화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