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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결산] 영화제 크게 성장했지만…매뉴얼·소통·미래 청사진은 '실종'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영화제 크게 성장했지만…매뉴얼·소통·미래 청사진은 '실종'
  • 김보현
  • 승인 2018.05.13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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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관객·매진 성과…독립 대안정신 섹션 호평
게스트 배지 오류·주차장 안내 등 기본적인 업무 엉망
1~15회 자료 분실…내년 20회, 매뉴얼 수립 정착 필요
▲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모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주영화거리를 찾은 관광객들과 버스킹 공연, 새로 기획한 아카이빙 형식의 ‘디즈니 레전더리’ 전시, 100필름 100포스터전, 폐막식 모습.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성년을 앞둔 성숙함보다는 행사 치르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반복했던 기본적인 운영 사항에서조차 미숙함이 잇따랐다. 영화제 조직위원회 내부에서는 체계적인 자료 축적·운영 수칙 확립 등이 이뤄지지 않아 ‘오락가락 운영’이라는 질책도 받았다. 올해 최다 매진·최다 관객 기록을 달성하며 폐막했지만 그 성과 이면에 영화제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영화제 양적·질적 성장

올 전주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 관객 수와 매진 회 차를 기록했다.

올 상영작 수는 총 45개국에서 온 241편이다. 총 536회 상영 중 284회가 매진됐고, 총 관객 수는 약 8만2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100 명가량 늘어난 수치로, 최초로 관객 수 8만 명을 넘었다.

조형물 및 포토존 설치, 거리 페인트칠, 남부시장 협업 및 지역 예술인 아트마켓, 모바일 중심의 홍보 등은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프로그램 면에서 영화제의 ‘독립·대안 정신’을 보여주는 섹션들이 호평을 받았다. 프론트라인, 익스팬디드 시네마, 시네마톨로지, 스폐셜포커스 등 전위적이고 급진적인 섹션의 작품이 상당수 매진된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신설한 ‘프론트 라인’ 섹션은 감독·전문가와 영화에 대해 심층 탐구하는 ‘클래스’를 접목해 관객의 이해를 높이도록 짜임새를 갖췄다는 평가다.

그러나 새로 기획한 아카이빙 형식의 ‘디즈니 레전더리’는 기획의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와 사조를 영화·전시·세미나 등을 통해 심도 있게 조명한다는 의도였지만 5점의 대형 캐릭터 그림을 걸어 놓은 전시는 ‘아키이빙’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평가다.

△역사는 19년인데 매년 처음처럼

영화제 첫 날부터 잡음이 일었다. 발급된 게스트 배지 모두 소속 매체 정보가 잘못 표기돼 항의가 빗발쳤다.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는 취재 방식을 두고 담당자들 간 의견이 달라 행사 직전까지 혼선을 빚었다. 관객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업무였다.

관객에게 주요한 정보인 주차장·셔틀버스 안내도 미비했다. 주말과 우천에 따라 변했던 주차장 개방·행사 취소 여부도 공지가 제대로 안 돼 현장과 SNS상에서 관객 불만이 잇따랐다.

대부분 기본적인 업무인데다 사전 소통과 확인을 통해 쉽게 대비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점에서 19년 노하우와 역사를 의심케 했다.

△더 큰 문제는 연속성·매뉴얼 부재

정제되지 못한 행사 운영은 피상적인 부분이다. 영화제가 직면한 더욱 큰 문제는 ‘연속성’과 ‘체계(매뉴얼)’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영화제를 기획하고 만드는 조직위가 1회부터 15회까지 진행된 영화제의 파일 자료를 분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제 당시 간행됐던 책자와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보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15회 이후의 자료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 자료·게스트 연락망 등 일부 자료가 남아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화제 관계자는 “업무를 그만둔 실무자들이 해당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며 “개인의 도덕성 문제라고 보는데 내년 20주년을 앞두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체계 없는 ‘오락가락 운영수칙’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회·18회 당시 진행됐던 심사위원 인터뷰가 올해는 불가능했다. 조직위 내부 관계자의 기억에 따르면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는 이유였다. 지난 인터뷰 자료들이 공개됐지만 조직위는 내부 관계자의 기억을 앞세워 기록을 의심했다.

매뉴얼이 없다보니 팀별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영화제 경험이 많은 프로그래머의 승인을 거쳐야 했다. 소수의 책임자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도 조직의 폐쇄성을 더했다는 지적이다.

△ 청사진·시스템 정착 필요

제20회 행사 이후의 영화제의 미래를 설계하는 청사진과 45억 예산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매뉴얼 수립·정착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예산을 지원하는 전주시도 이같은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른바 ‘팔길이 원칙’뒤에서 무관심이 아닌 합리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어떤 조직이든 의사소통 문제는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 영화제는 높은 업무 강도, 계약직 위주의 조직 구성 등의 특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내년 성년을 앞두고 전주국제영화제가 명실상부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체성의 확장, 질적 향상은 물론 전주라는 도시에서 영화제가 어떻게 문화·산업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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