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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금고와 지방선거
도금고와 지방선거
  • 위병기
  • 승인 2018.05.14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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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 결과를 가장 주목하는 쪽은 바로 금융권이다. 도금고나 시·군금고의 경우 단체장이 누가 되는가에 따라 주거래 은행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특히 도내 자치단체 금고 선정때마다 맞대결해온 전북은행과 농협은 시군 지점장 등을 결정할때 단체장 등과 학맥, 인맥 등이 얽히는 사람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내 한 군지역에서는 금고를 빼앗기자 영전이 유력했던 은행 간부가 좌천된 일화도 유명하다.

하다못해 부단체장이나 재정담당자들과의 두터운 인연이 농협이나 전북은행 인사때마다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한다.

일반인에게 도금고나 시·군금고 라는 말이 익숙하게 된 것은 1991년 지방선거때다.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선거에서 일부 후보들은 시중은행이 맡고있던 금고를 지방은행 또는 농협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하고 나섰다.

전주에서 도의원 선거에 나섰던 전북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의 김병석씨는 맨 처음 ‘지방은행으로의 금고이전’을 유세장에서 거론했다. 이후 선거때마다 농협조합장 출신의 후보들은 “농민과 함께하는 농협이 금고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금고의 경우, 광복 이후 줄곧 제일은행(SC제일은행의 전신)이 맡아왔다. 관선시대 중앙정부에서 결정하면 시·도는 무조건 따라야만 했다. 금융계의 황태자로 일컬어졌던 이원조 전 금융감독원장은 바로 제일은행 상무출신이었는데, 그가 배후에 있는 상황에서 제일은행이 맡고있던 도금고 이전은 언감생심이었다.

자치제 이후 입김이 세진 민선 시·도지사가 나서면서 마침내 도금고는 전북은행과 농협이 서로 나눠맡고 있다. 2000년과 2002년 전북은행이 1금고로 선정됐고, 2004년말부터 농협이 1금고를 맡고있다.

올 하반기 약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도금고 선정을 앞두고 농협과 전북은행이 서서히 몸풀기에 나섰다. 핵심은 전북은행의 1금고 탈환이냐, 농협은행의 수성이냐에 모아진다.

문제는 도금고 선정의 잣대다. 잡음이 없게하려면 종전 선정 방식대로 하면 되지만, 요즘 시대상황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얼마전 연간 34조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 선정 결과, 제1금고로 선정된 신한은행은 서울시에 무려 3050억원의 출연금을 제안했다.

고작 2조원 남짓한 제2금고를 운영하게 될 우리은행도 상상을 초월하는 1200억원을 제안했다. 제아무리 상징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고 하나를 따내기 위해 이처럼 막대한 출연금을 낸다면 그 부담은 어떤 형태로든 고객인 주민에게 전가될 것은 뻔하다.

국민권익위는 지난해말 행정안전부에 지역사회 실적 평가배점을 하향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은행간 출연금 경쟁과 기부금품 요구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금고를 맡는 은행이 손쉽게 돈을 버는 현상은 막아야 하지만, 지나친 출연금은 결국 고객인 주민부담으로 연결된다는 지적 또한 귀담아들어야 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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