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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농'의 가치를 되새기는 아침
'권농'의 가치를 되새기는 아침
  • 칼럼
  • 승인 2018.05.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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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모내기 행사로 전통 농경문화 체험 권농정신 계승 앞장
▲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5월을 대표하는 절기인 ‘소만(小滿)’이 어제였다. 햇볕이 풍부해지고 만물이 생명의 기운을 담뿍 담고 차오르는 시기다. 농부의 달력에 비추어 못자리를 만들고 모내기를 서두르며 한 해 농사에서 가장 분주하고 중요한 때를 보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는 들판의 보리가 대견하고 이른 봄에 심어둔 잎채소들은 솎아 먹을 정도로 쑥쑥 자라있다.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농작물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아껴 써도 모자랄 만큼 금쪽같다. 오죽하면 ‘오뉴월 하루 놀면 동지섣달 열흘 굶는다.’는 속담이 있겠는가.

지금은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시기를 전후해 ‘권농일(勸農日)’을 정하고 권농의 참뜻을 새겨보았다. 권농일은 광복이후 부족한 농촌의 모내기 일손을 돕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기념일이었다. 1959년부터 모내기시기에 맞춰 몇 차례 날짜가 바뀌었다가 1984년부터 폐지되던 해인 1996년까지는 해마다 5월 넷째 화요일을 정해 두고 기념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지금은 권농일 대신 ‘농업인의 날(11월 11일)’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권농행사의 시초는 선농단 친경(親耕)이라고 한다. 조선 태조는 봄기운이 완연한 경칩 이후 길하고 복된 날을 받아 서울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제를 올리고 몸소 밭을 갈아 백성에게 농사의 소중함을 알렸다.

권농일의 지정유무를 떠나 생존의 근본 문제를 책임지는 생명의 가치로써 농촌과 농업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해마다 이맘때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하며 권농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미에서 풍년농사 기원 모내기 체험 행사를 마련한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직원들과 지역주민, 전주생명과학고 학생, 청 내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손으로 모를 심어보는 색다른 자리를 23일, 전주 혁신도시 국립식량과학원 내 벼 포장에서 갖는다.

그동안의 경험상 발이 푹푹 빠지는 논에 들어가 모를 얼마나 어느 깊이로 심어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머쓱해하는 참가자가 많았다.

하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를 심고 난 후 흙 범벅이 되어 나눠먹는 못밥의 흥겨움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한다.

이날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쌀 품종을 원료로 만든 쌀 식품도 맛볼 수 있고 벼 생육과정을 관찰할 수 있게끔 모 화분도 나눠준다. 아이들에게는 쌀의 소중함을, 어른들에게는 지구를 살리는 거대한 환경 안전망이자 우리 모두를 살리는 공공산업으로써의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기회다. 그러고 보니 못줄에 맞추어 나란히 모를 심는 농부들의 굽은 등을 본 지도 꽤 오래다.

우리 조상들이 ‘권농(勸農)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라고 할 정도로 국가의 근본으로 삼아온 농업의 가치는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나가야 할 국가적 자산이다. 농업이 오랜 세월동안 식량안보와 환경보전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한 만큼 그 공로가 헌법에 반영되길 희망하는 국민적 공감대와 맥을 같이 한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핵심 농업 국가기관이 입주해 있는 전북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농생명 산업의 중심지로써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국가 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와 ‘민간육종 연구단지’가 조성되었고 ‘새만금 농업용지’는 농생명산업의 청사진을 그리게 한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농생명 수도 육성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발걸음을 착실히 이어가고 있다. 시대가 변해도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는 권농정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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