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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판매 금지' 대학축제 가보니] 주막문화 사라진 대학축제, 푸드트럭·편의점이 뜬다
['술 판매 금지' 대학축제 가보니] 주막문화 사라진 대학축제, 푸드트럭·편의점이 뜬다
  • 남승현
  • 승인 2018.05.24 20:5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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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학교축제 때 대학생 주점운영 금지 공문
일부 “음식 만들어 대접하던 정감 사라져 아쉬워”
▲ 지난 23일 전북대학교 소운동장에서 열린 축제 모습. 주막 대신 자리한 푸드트럭이 눈에 띈다. 사진 출처= 전북대학교 총학생회

대학교 축제 기간 주막에서 파전을 굽던 시절, 많은 신입생은 선배와 교수에게 술 한 잔과 함께 안주를 올렸다고 한다. 한 해 학교생활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지금 대학생들도 그런 떨림을 느낀다. 대신, 테이블에 오르는 메뉴는 파전과 두부김치에서 스테이크와 케밥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행정당국이 촉발한 이른바 ‘주막 금지령’에 전북대학교가 푸드트럭 및 편의점에서 공수한 술과 안주로 반격을 가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축제 첫째 날이었던 지난 23일 밤 11시 전북대 소운동장.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 어깨춤을 추던 역사교육과 17학번 A씨는 후배 3명과 함께 게임을 하다 타이밍을 놓쳐 종이컵에 담긴 소맥을 들이켰다. A씨는 추가 벌칙으로 인근 편의점으로 향했다. 마시던 술이 부족했기 때문. 그는 “학교 안에서 술과 안주를 먹으며 축제를 즐기는 게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다”면서도 “술을 밖에서 사와야 해 불편해진 것 같다”고 했다.

소운동장에 설치된 200개의 접이식 간이 테이블과 의자에 대학생이 빼곡했다. 푸드트럭 수십 대가 이들을 에워쌌다. 스테이크와 케밥, 닭강정, 꼬치, 김치찌개 등을 조리하는 연기가 섞여 침샘을 마구 자극했다. 학생들은 5000원 안팎인 푸드트럭 음식을 안주 삼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학생들에게 술을 판매·제공하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학교 밖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산 술과 안주, 물이 테이블에 놓였다. 대세는 대용량 술이었다. 가까운 편의점도 왕복 20분이 걸리기 때문에 오래 먹을 수 있는 페트병에 담긴 1.8리터짜리 소주·맥주가 인기다.

이제 대학가에 주막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바야흐로 ‘셀프’의 시대다. 그동안 전북대는 축제 기간 주막 행사를 운영하며, 학과별로 파전과 두부김치 등 간단한 음식과 술을 팔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주막을 없애고, 학생들에게 자체적으로 술과 안주를 준비토록 했다.

그러나 셀프 주막을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손수 만든 안주를 나눠 먹으며 교수와 제자가 술잔을 기우는 정감있는 주막 문화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학생은 “셀프 주막으로 달라진 축제 풍경은 막내가 음식을 준비하며 선배와 교수를 대접하는 축제 문화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축제 때만 느끼는 정이 사라져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생들이 학교축제 기간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전국 대학교에 보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음식 판매도 포함된다. 주막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면 식품위생법에 따라 영업허가를 받지 않으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부의 ‘주막 금지령’에 전북대 총학생회 측은 학생들이 술을 외부에서 구매해 오도록 하는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뒤처리 문제도 자리를 깨끗이 청소한 뒤 인증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박진 총학생회장은 “소운동장에서 술을 먹을 경우 유리나 캔은 위험할 수 있어 가급적 페트병으로 된 주류 반입을 권장했다”며 “축제 첫 날이지만, 대부분 학우가 건전한 축제 분위기에 잘 협조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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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키고 2018-05-25 13:07:52
원대 축제는 술판이던데?

전주 2018-05-25 12:17:26
축제도 좋지만, 인근주민들 저녁늦게까지 시끄러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