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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서 4살 여아 통학버스에 2시간 방치…안전 매뉴얼은 왜 있나
군산서 4살 여아 통학버스에 2시간 방치…안전 매뉴얼은 왜 있나
  • 천경석
  • 승인 2018.05.24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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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지나던 시민이 아이 우는 소리 듣고 발견해 구조
등원시간 훌쩍 넘었는데 교사는 부모에 확인도 안해
경찰, 운전기사·안전지도사 아동복지법 위반 입건

군산에서 4세 여아가 문이 잠겨진 유치원 통학 차량 안에서 2시간 가까이 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통학버스 운전기사도, 차량 안전 지도사도, 유치원도 아무도 아이가 방치된 사실을 몰랐다.

길을 지나다 차량 안에서 울며 소리지르는 아이를 발견한 시민이 유치원에 연락해 다행히 아이는 구조됐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3년 3월 청주에서 자신이 타고 다니던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김세림 양 사고 이후 2015년 1월부터 일명 ‘세림이법’이 시행되면서 통학 차량 안전기준이 대폭 강화됐지만, 현장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했다.

24일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1시 20분께 군산시 수송동 한 아파트 앞에 세워진 유치원 통학차량 안에서 A양(4)이 소리 지르며 울고 있는 것을 지나가던 시민이 발견해 유치원에 알렸다.

전세 차량인 해당 통학 차량에는 부부 사이인 40대 중반의 운전기사와 안전지도사가 함께 탑승했지만, 이날 등원을 마친 후 A양이 차량에 남은 것을 모르고 자신의 주거지 인근으로 이동해 주차하고 개인 용무를 위해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학 차량은 오전 9시부터 A양 등 유치원생 20여 명을 태워 등원시켰고, 이 과정에서 차량 안에서 잠들었던 A양이 남겨졌다.

평소 이 통학버스가 오전 9시 30분께 유치원에 아이들을 내려준다는 점에서 A양은 1시간 50분가량 차 속에서 홀로 방치된 것이다.

특히 이날 A양이 유치원에 등원하지 않았음에도 유치원 측은 A양 부모에게 확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유치원 교사는 “최근 다리를 다친 A양이 늦게 등원한 적이 있어 이날도 늦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현재 유치원에 등원하며 오후에는 심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이 같은 신고를 접수한 군산경찰은 A양과 부모 등을 상대로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해당 운전기사와 안전지도사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군산교육지원청도 해당 유치원을 방문해 지도하고,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유치원 측에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운전자와 안전지도사, 해당 유치원이 아이들의 안전한 등원을 위한 매뉴얼을 지키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며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유치원 원장은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 아이와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다.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무엇보다 A양의 건강이 중요한 만큼 심리치료 등 유치원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내에서 최근 3년간 안전의무를 위반해 적발된 어린이 통학 차량은 113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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