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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 커피
'1453' 커피
  • 위병기
  • 승인 2018.05.28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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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역시장에서 원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커피다. 커피는 단순히 하나의 기호품에 불과한 것 같아도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여행을 즐기는 이들은 너나없이 꼭 현지식을 맛보곤 하는데 커피 역시 마찬가지다.

터키 이스탄불을 여행한 이라면 한두번쯤은 커피 브랜드 ‘1453’을 들어봤을 것이다.

왜 1453일까. 2200년을 이어져 온 로마 제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다. 보통 중세가 끝나고 근대로 이어지는 시점을, 동로마가 멸망한 1453년으로 잡는것도 다 이유가 있다.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이 술탄 메메트 2세가 이끄는 오스만튀르크군에게 함락됐다. 서기 330년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비잔티움으로 천도한 지 무려 1123년 만이었다.

비잔틴제국(동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내 심장에 창을 꽂아줄 기독교도가 한 사람도 없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1453’ 커피를 마신다면 뭔가 새로운 맛이 느껴질 것이다.

1453년은 비단 비잔티움 제국의 멸망뿐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간 백년전쟁이 끝난 해이다. 서양사가 중세를 넘어 근대의 문을 확 여는 변곡점이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을 대신해 실권을 장악한 ‘계유정난’이 바로 1453년에 일어났다. ‘1453’ 커피를 마실때마다 역사적인 3가지 사건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아침에 뜨고, 저녁에 지는 똑같은 태양같아도 변곡점이 되는 시점은 꼭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생년, 생월, 생일, 생시 등 소위 ‘사주’를 보고 인생의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한다.

우리 역사에서도 크고작은 변곡점들이 수없이 많았다. 한반도에 국한할때 어쩌면 2018년 올해가 역사의 변곡점이 될지도 모른다. 지구상에 남아있는 단 하나의 분단국가에서 하나의 민족이 공동번영을 위해 손을 맞잡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안전지대에 놓이고 번영을 구가할지 여부에 온 지구촌의 이목이 쏠려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고비가 너무나 많고 높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야 한다.

1953년 5월 29일, 65년전 오늘 뉴질랜드의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랐다. “왜 산에 오르느냐”는 질문에 그는 “산이 거기 있어 오른다.”고 했다. 한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향한 대장정은 힘들어도 계속돼야 한다. 목표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요즘 이스탄불에서 ‘1453’커피를 마시듯, 먼 훗날 한반도를 찾은 외국인들이 역사의 변곡점이 됐던 ‘2018’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커피 회사들이 과연 ‘2018’커피 브랜드를 만들어 낼까.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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