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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8주년 특집 : 전문가에 전북 경제 길을 묻다] 군산 출신 이종훈 한성대 이사장 "수심 깊은 새만금 신항만 경쟁력 커…물류·생산 기능 조화를"
[창간 68주년 특집 : 전문가에 전북 경제 길을 묻다] 군산 출신 이종훈 한성대 이사장 "수심 깊은 새만금 신항만 경쟁력 커…물류·생산 기능 조화를"
  • 이성원
  • 승인 2018.05.31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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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회생 지원 적극 요구해야
새만금, 파격 인센티브 필요해
대기업 의존 경제성장은 한계
과거 같은 고성장은 이제 없어
정부역할 축소… 생각 바꿔야
▲ 이종훈 한성대 이사장은 전북경제의 도약을 위해 새만금을 활용해서 공업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이성원 기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다. 수 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협력업체가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전북경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런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인지, 전북일보가 창간 68주년을 맞아 한성대 이종훈 이사장(81)을 모시고 이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종훈 이사장은 군산 출신으로 중앙대 경제학과를 나와 도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앙대 총장과 덕성여대 이사장을 지냈다.

-전국 2% 수준에 불과한 전북 경제가 오늘날 이처럼 어려움에 처하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요.

“일제 강점기에는 군산이 남북한을 합쳐 전국 7대 도시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스팔트가 가장 먼저 도입된 곳이 군산과 전주였고, 일제 강점기에 전기를 가장 먼저 사용한 곳도 군산이었습니다. 일본인이 먹는 쌀의 43%를 우리나라에서 가져갔는데, 그 중심에 군산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농업시대가 아닌 공업시대가 되었습니다. 식량자급화가 이뤄지니, 농업은 중요성을 잃고 공업화가 중요하게 됐지요. 그런데 군사정권이 울산 등 경상도를 중심으로 공업화를 했고, 서해안 쪽은 개발이 늦어졌습니다. 일본과의 국교정상화(1965년)에 비해 한중수교(1992년)가 크게 늦어진 것도 서해안시대가 늦어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그렇다 치고요, 오늘날 현대중공업, 한국지엠 등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요.

“군산 등 전북은 원래 공업지대가 아니었습니다. 정부에서 공업을 촉진하기 위해 몇 개 큰 기업을 이쪽에 배치했지만, 기반이 없이 이뤄지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원래 공업지대가 아닌데, 한 두 개 대기업을 배치한다고 해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고,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되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중국이 우리나라나 일본에 의존해서 공업화를 했는데, 이제는 중국도 많이 발전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의 모회사와 일본의 손자회사, 우리나라의 자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패턴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젠 대기업 보다는 자회사들이 더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업 의존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다만,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새만금을 개발했으니, 새만금을 활용해서 공업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옛 군산항은 수심이 얕아 제대로 기능을 못했으나, 새만금에는 국제항으로서 손색없는 신항만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내륙의 공업화 지대가 약하니 별로 역할을 못하지만, 새만금 신항만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새만금을 개발해야 합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지만, 생산시설은 그대로 남아있고 협력업체들도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앞으로 중요한 문제인 것 같은데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정부로서는 지역경제 차원이 아니더라도 외국 대기업을 유치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이제는 외국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고, 동남아 쪽으로 많이 갑니다.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인건비도 싸고, 중국에 가까우니 우리나라에서 생산해서 중국에 수출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합니다. 경제의 흐름이라고 봐야 합니다.”

-자동차와 조선이 주저앉으니 수 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지역경제가 갈 길을 잃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북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옛날처럼 우리 경제가 매년 10%이상 성장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입니다. 보통국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에 가보면 48개 국가들이 연 1~2%만 성장해도 국민들이 편하게 먹고 삽니다. 우리도 옛날 같은 후진국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경제성장이나 경제흐름의 문제가 아니라, 군산은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역입니다. 어떤 대책이 있어야 할까요.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금이나 개발비용 등 파격적으로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뭘 개발하면 경제가 파격적으로 성장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우리 경제규모가 작을 때는 정부가 투자하고 개발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경제규모가 커져서 정부의 역할이 그렇게 못합니다.”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군산에 대해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도 재정절벽에 봉착해 있습니다. 정부예산이 400조원이 넘지만, 쓸 돈이 없습니다. 사회복지 등 소비적인 지출이 많습니다. 이것이 선진국형이고, 유럽에 있는 많은 나라들이 모두 그렇습니다.”

-군산문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더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인가요. 시간이 치유해주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까.

“현재로서는 정부의 뚜렷한 지원대책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이 옛날의 후진국이 아닙니다. 우리도 의식을 바꿔야 합니다. 1~2% 성장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4~5년 뒤부터는 우리나라 인구도 줄어듭니다. 자동차 수요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옛날과 같은 경제발전은 없습니다. 사고를 바꿔야 합니다.”

-다시 새만금 이야기로 돌아가서, 새만금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요.

“단군 이래 최대의 공사라는 새만금의 장점을 살려서 외국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파격적인 방법이 아니면 어렵습니다. 새만금에 가보니 일본 기업들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부지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인건비와 부지가 싸다보니 일본과 미국의 투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인건비와 부지가 모두 비쌉니다. 정부가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새만금 프로젝트를 정부에 강력히 요청해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의 개발방향은 어떻게 가야 하나요.

“새만금 중앙에 비응도가 있는데, 수심이 30미터입니다. 수심이 깊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신항만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물류기능과 생산기능을 적절히 잘 조화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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