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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귀촌 후 완주 고산서 지역공동체 키우는 부부 김주영·이선영 씨 - 연대와 협력으로, 더불어 만드는 마을살이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귀촌 후 완주 고산서 지역공동체 키우는 부부 김주영·이선영 씨 - 연대와 협력으로, 더불어 만드는 마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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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0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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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관두고 한달 캐나다 여행 고향 서울서의 삶에 갈증 느껴 “도시 벗어나 우리 속도로 살자”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첫발로 청년 지역정착 위한 기반 다져 사회적 경제 생태계 함께 고민
▲ 귀촌 후 완주 고산서 지역공동체 키우는 부부 김주영·이선영 씨

그 부부는 ‘토리’와 ‘키키’로 불린다. 물론 본명이 아닌 활동 닉네임이다. 시민운동가, 사회복지 활동가, 문화기획자, 청소년교육기획자 등으로 불리기도 하고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로, 함께 여는 부엌 ‘모여라 땡땡땡’ 운영자로 소개되기도 한다. 더러 지인들 사이에서는 아픈 유기묘를 입양해 한 식구가 된 세 발 고양이 ‘오이’의 아빠·엄마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완주군 고산에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과 실험을 벌이고 있는 유쾌한 부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김주영·이선영 부부 이야기다.

귀촌 5년째.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 부부는 고산을 토대로 도시의 속도를 벗어나 자신들만의 속도에 맞춰 마을살이를 하고 있다. 더구나 “끊임없는 소비로도 채워지지 않던 공허한 마음이 호혜적인 관계와 조건 없는 교류 속에서 채워지는 경험을 도시 생활에 지친 청년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김주영·이선영 부부의 대안적인 삶과 느슨하지만 지역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활동들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귀촌한 문화예술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운영,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한 청년캠프, 청년인턴쉽과 같은 다양한 청년 지원 프로그램들, 여성농민과 지역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함께 여는 부엌 ‘모여라 땡땡땡’, 교육 관련 공동체 4곳이 모인 공유공간 ‘온누리풀씨’, 고산청소년미디어센터 공동운영, 지역문화기획 꽁냥꽁냥 등 지역 공동체들과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이 부부의 행보는 놀랍기만 하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으로 인터뷰에 응한 토리와 키키와의 대화는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만큼이나 시종일관 행복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먼저 토리와 키키라는 닉네임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토리) 오래된 별명인데요, 2005년 무렵 청소년종합지원세터에서 일할 때 학생들이 햄토리 닮았다고 (웃음), 토리라고 불렀는데 그렇게 익숙해지고 계속 쓰다 보니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키) 추측하셨겠지만 ‘마녀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에요.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떠나는 키키의 여정이 저와 많이 닮은 것 같아서 사용하고 있어요.

-지역 어르신들도 토리와 키키라는 닉네임으로 부르나요?

(키키) 의외로 그들의 문화라고 생각해주고 계셔서인지 스스럼없이 잘 불러주는 편이세요,

(토리) 저희가 주로 만나는 층이 40~50대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요. 오히려 행정에 계시는 분들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닉네임 부르는 걸 더 불편해하시는 것 같아요.

-귀촌한지 5년 되었다고 들었는데, 계기가 있었겠죠.

(키키) 제가 어린이 어깨동무라는 NGO에서 일하다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완주에서 지인으로부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 공간이 삼례에 있는 삼삼오오 게스트하우스였어요. 2013년 초겨울에 내려왔습니다. 당시 도시에서의 삶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다른 방식의 삶을 고민하고 있던 터라 오지 않을 까닭이 없었죠.

(토리) 키키가 먼저 내려왔고, 저는 약 3개월을 주말마다 서울과 삼례를 왔다 갔다 하다가, 2014년 초 당시 다니던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를 그만두고 따라 내려왔습니다.

-삶터를 서울에서 완주로 옮기신 건데, 3개월이면 상당히 짧은 시간에 결정을 내린 거네요?

(토리) 뭐랄까, 살면서 절대로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가진 건 없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도시에 지쳐있었고, 도시는 나와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시의 속도에 내가 맞추는 게 아니라 도시가 나를 등 떠밀어서 억지로 앞으로 나가고 있는 삶처럼 느껴졌어요. 당시 우리 둘 다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 받은 것 다 모아서 한 달 동안 캐나다 여행을 다녀왔는데, 수중에 있는 돈을 다 쓴 거죠. 그래서 결정하기가 더 수월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이 지역 활동의 시작이었죠.

(키키) 씨앗은 2013년도에 완주로 귀촌한 청년, 문화예술활동가들이 참여해 설립했습니다. 삼례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일’과 ‘지역’과 ‘청(소)년’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당시 청년귀촌캠프, 청년인턴쉽, 청년네트워크파티, 꽁냥마켓, 단기체류숙소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청년이 지역에 안착 할 수 있는 관문이자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요즘 고산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명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데요, 토리와 키키 두 분이 그 스위치를 켠 것 같습니다.

(토리) 고산의 변화가 갑자기 시작됐다기보다는 삼우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육공동체를 비롯해 그동안 지역의 많은 기관·단체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활동들, 지역의 역량들이 이제야 비로소 차고 넘치면서 분출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더해 작년에 고산에 새롭게 문을 연 ‘고산청소년센터 고래’나 ‘모여라 땡땡땡’, 얼마 전 개소한 공유공간 ‘온누리풀씨’ 등도 고산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토리와 키키, 두분을 연결고리로 고산으로 귀촌한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키키)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직간접적으로 보면 30여 명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들어오시는 분들 특징을 보면 부부나 커플, 그리고 20~30대 청년들이 눈에 부쩍 띄어요. 특히 청년들의 경우, 자본도, 네트워크도, 경험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수록 자리 잡는데 더 많은 고생을 하게 되죠. 이분들이 고산에 잘 정착하실 수 있도록 관계망을 갖고 돕는 게 중요해요.

-‘나만의 속도를 가지며 살겠다’고 하셨는데 아주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게 있나요?

(키키) 그러게요. 토리가 작년에는 고산청소년센터 센터장을 맡으며 ‘고래’라는 이름도 붙이고 초기 세팅을 하느라 무척 바쁘게 보냈어요. 올해는 일을 줄이고 여유롭게 지내보자 했는데 고산영상미디어센터 수탁을 받게 돼 다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토리) 키키는 3년 뒤에 떠날 세계여행을 꿈꾸고 있어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차 팔고 전세금 빼면 가능하지 않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처음 완주로 내려올 때 돈을 모으지 말고 사람을 모으자는 약속을 했는데 여전히 그 초심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경험과 자원을 나눔으로써 지역과 청년이 함께 성장하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그들. 지역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작은 씨앗이 되고자 하는 이 부부의 바람처럼 5년 전에 뿌린 토리와 키키의 씨앗은 어느덧 튼실하고 건강한 나무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돈 말고 사람을 모으자 약속했죠

△ 함께 여는 부엌 ‘모여라 땡땡땡’

▲ 공유부엌‘모여라 땡땡땡’의 <br /><br />계절밥상 메뉴판.
▲ 공유부엌‘모여라 땡땡땡’의

계절밥상 메뉴판.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대표 김주영)이 운영하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이자 공유부엌이다. 요리에 재능 있는(또는 관심 있는) 씨앗회원들이 요일을 나눠 제철 재료를 가지고 매일 다른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하고 매일 점심 한 끼만, 정해진 재료로만 요리한다. 채식 메뉴를 중심으로 한 제철 백반부터 스파게티, 덮밥과 분식, 계절 가정식 등 매일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든 한 끼 식사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6,000원. 요일 셰프가 다르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려면 사전 조사는 필수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작은 규모의 문화예술강좌나 세미나, 교육, 미팅룸으로도 사용된다. 필요하면 대관도 가능하다. 지역 농산물, 수공예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지난 4월부터 상설 운영하는 못난이장터는 모양이나 색상 때문에 선택받지 못했지만, 지역 농가나 회원들이 직접 생산해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전시·판매한다. (물론 수량이 많지는 않아서 운이 좋아야 한다) 판매자가 보이지 않아도 당황할 필요 없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격표도 있고, 저울도 있어서 내가 필요한 양만큼 적당히 달아서 가져오면 된다. 아직 (어쩌면 앞으로도) 수익이 남지는 않지만, 건강한 한 끼를 나누며 지역 농가와 여성, 청년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고 주민들에게 일상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되면 족하다.

△ 함께 쓰는 공간 ‘고산 공유공간 2호_온누리풀씨’

▲ 고산에 위치한 공유공간 ‘온누리풀씨’.
▲ 고산에 위치한 공유공간 ‘온누리풀씨’.

 

따끈따끈한 지역 거점 공유공간 2호. 지난 5월 30일 문을 열었다. 지역경제순환센터에 자리한 고산 공유공간 1호 ‘숟가락콩빵’에 이어 고산에만 두 번째 공유공간이다.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주도의 순수 민간 공간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 수년간 고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사이좋게 교류하던 4개 단체,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온누리살이 사회적협동조합, 풀뿌리교육지원센터, 고산향 협동조합이 뜻을 모아 고산초등학교 인근 동우리치상가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김주영 대표가 다른 3곳 단체들의 운영위원 등으로 참여하다 보니 함께하는 활동이 많아졌고, 어느 날 차라리 함께 있는 게 더 큰 시너지가 있겠다는 생각에 제안하면서 전격 실현이 됐다.

▲ 토리와 키키의 반려묘 ‘오이’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 토리와 키키의 반려묘 ‘오이’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느슨한 연대를 통해 교류·협력하던 공동체 네 곳이 공유공간으로 모임으로써 보다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근에 청소년센터 고래와 고산초등학교, 고산향교 등 교육기관이 인접해 있어 마을-학교-교육공동체 간 연계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과 사무공간 외에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교육공간으로, 때론 네트워크 파티 장소로도 활용가능한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 송은정 문화기획가·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 송은정 문화기획가·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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