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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그리고 빨대
플라스틱 그리고 빨대
  • 김은정
  • 승인 2018.06.07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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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영화감독 왕구량의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차이나’는 2017년 개봉된 영화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상영이 금지됐다. 전 세계 쓰레기의 56%를 수입하는 중국의 불편한 현실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차이나’는 칭다오 근처 작은 시골 마을 쓰레기 재활용 공장에서 일하는 펑씨 가족의 일상을 다룬 영화다. 쓰레기로 오염된 하천에서 죽은 물고기를 건져 끼니를 해결하는가하면 오염물질과 유독가스,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산에서 구르고 뛰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 폐플라스틱을 분류하고 재활용하는 일을 하는 가족의 일상은 그 자체로 충격이다. 영화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모인 이 마을에 사는 한 가족의 일상을 통해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현실을 온전히 우리 앞에 가져다 놓는다.

유튜브와 인터넷으로 확산된 이 영화는 전 세계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물론 가장 큰 충격과 분노를 공유한 사람들은 중국 국민들이었다. 결국 중국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자국의 환경오염을 막고 국민의 보건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폐기물 스물네 가지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 여파가 이제 전 세계의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영화 한편이 중국의 정책은 물론 전 세계의 환경 정책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키는 쓰레기 중에서도 주범은 오갈 데 없이 ‘플라스틱’이다. 세계 각국이 플라스틱 남용을 금지하는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터다. 그 중 영국 스위스 미국 등지에서 내놓은 법안이 눈길을 끈다.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금지법이다. 무시로 사용했던 플라스틱 빨대가 유독 부각된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알고 보니 플라스틱 빨대는 가볍고 작아서 재활용조차 어렵단다. 그런데도 미국에서만 하루 5억 개의 플라스틱을 소비하고 있다니 놀라운 소비량이다.

지난달 열린 서울환경영화제 초청으로 왕구량 감독이 한국에 왔다. 이 영화의 불편한 영상을 보며 개인의 소비행태가 바뀌기를 기대하는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쓰레기를 정말 다른 나라로 보내고 싶나요? 이건 환경 문제를 떠나 도의적 법적 문제입니다.”

일상을 둘러보니 언제부터 우리가 플라스틱 빨대에 이처럼 무겁게 의지하고 있었을까 새삼스러워진다. 플라스틱 빨대 이 까짓것,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는 물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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