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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자료 '반곡서원' 무관심 속 방치
문화재 자료 '반곡서원' 무관심 속 방치
  • 남승현
  • 승인 2018.06.10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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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210번지
마당에 고추·마늘 말리고 건물 안팎 냉장고·침대도
담장 옆 무허가 건물까지 “원래 구조 훼손돼” 지적
보수에 1억 여원 투입한 전주시 관리감독 등 부실
지난 9일 전북 문화재 자료 제11호인 반곡서원의 안내판이 화분들에 가려져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 9일 전북 문화재 자료 제11호인 반곡서원의 안내판이 화분들에 가려져 있다. 조현욱 기자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11호 ‘반곡서원’이 입구를 막아둔 채 서원 안에서 고추를 말리며 농산물을 관리하거나 거주 공간을 꾸려 놓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전주시는 토지 소유자가 많은 데다 관리를 도맡는 세입자의 ‘관심 부족’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동안 반곡서원 보존 관리에 1억3000만 원에 달하는 세금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나 ‘관리·감독 부실’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210번지, 반곡서원(般谷書院). 서원 입구 철문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었다. 문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니 한 여성이 “누구시냐”고 물었다. 본보 소속을 밝히자 열쇠가 있는 장소를 알려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목줄이 달린 개와 고양이 여러 마리가 짖어 댔다. 바닥에는 고추와 마늘이 말려져 있었고, 파가 텃밭에 심겨 있었다. 건물 3채에는 자전거와 냉장고, 침대, 화장품 등이 있었다.

안쪽에는 유림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보였다. 담장 바깥쪽과 맞붙은 무허가 건물도 보였다.

‘화재 및 무단침입 방지를 위한 영상카메라 촬영 중’이라고 적힌 경고문도 보였는데, 전주시청 관리 책임부서에 전화해보니 ‘연결되지 않는 번호’로 확인됐다.

문화재 자료 제11호 반곡서원 관리 보존 부실 문제를 지적한 윤수곤 대한노인회 전주시지회 평화2동분회 회장은 “반곡서원의 구조와 모습은 애초에 지어진 것과는 사뭇 다르다”면서 “그동안 주변에서 이뤄진 공사 등으로 훼손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1984년 4월 1일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11호로 지정된 반곡서원은 조선시대 학자 윤황, 이영선, 서필원의 학문과 덕을 추모하기 위해 1777년(정조 1년) 창건됐다. 1868년(고종 5년)에 서원철폐령에 따라 철거되었다가 1878년 중건됐으며 1898년 강당을 세워 교육했고, 그 뒤 제단을 갖춰 향사를 지내왔다.

현재 반곡서원은 복수의 토지 소유자가 있으며 1명의 세입자가 관리하는 방식 탓에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전주시는 세입자 겸 관리자의 관심 부족으로 문화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반곡서원 보수 정비에 총 1억29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정작 관리 감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무허가 건물이 건축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확인되면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면서 “세입자가 반곡서원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는 중요도 및 지정 주체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 중요무형문화재, 사적, 명승, 천연기념물, 중요민속자료)·시도지정문화재·문화재 자료 등으로 분류되며, 문화재 자료는 시도지사가 국가지정문화재 또는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하지 않은 문화재 중 향토문화 보존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을 시도조례에 따라 지정한 문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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