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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민주주의와 투표
실버 민주주의와 투표
  • 김원용
  • 승인 2018.06.12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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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국회의원 선거 때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선거판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지금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정동영 의장의 소위 ‘노인 폄하성 발언’ 때문이었다. “미래는 20, 30대들의 무대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아요. (중략)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되고 20대, 30대는 지금 뭔가 결정하면 미래를 결정하는데 자기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잖아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던 열린우리당은 정 의장의 이 발언으로 몹시 수세에 몰렸다. 야권은 ‘현대판 고려장당’이라며 연일 공세를 퍼부었고, 노인회는 정 의장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며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정 의장은 이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례대표 후보직을 내려놓았고, 총선 후 의장직에서도 물러났다.

공당의 대표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것은 당시 정 의장도 인정하며 수차례 사과했다. 그는“20~30대 젊은이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한다고 한 말이 크게 잘못됐다”면서“어르신들께서 나라의건설과 민주화에 기여했듯이 젊은이들도 나라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발언의 진의를 해명했다.

근래 ‘실버 민주주의’의 폐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버 민주주의는 고령화 세대가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에서 노인층의 의사가 정책결정 과정을 좌우하는 현상을 말한다. 고령화 속에 노인복지정책을 잘 추진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정된 자치단체 재정으로 노인 표심을 얻기 위해 노인 계층을 중시하는 공약과 정책만 내놓는다면 지역의 활력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늘 실시되는 지방선거 전북지역 유권자를 보면 60대 이상이 31.3%로, 20대(16%)와 30대(14%)를 합한 유권자보다 많다. 물론 노인들이라고 해서 미래 세대를 걱정하지 않고 노인정책만 그럴듯하게 포장한 후보들에게 무조건 투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쪽으로 움직인다. 세대간 균형잡힌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젊은층이 적극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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