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1-14 22:56 (수)
오래된 도시의 가치
오래된 도시의 가치
  • 김은정
  • 승인 2018.06.14 1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나자와는 일본 이시카와 현의 현청 소재지다. 전통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고, 옛 모습이 잘 남아 있어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도시로 꼽힌다. 금박공예나 가가유젠(염색기법)과 같은 전통공예와 다도나 노가쿠 같은 전통문화, 가가요리나 화과자 같은 음식문화에 이르기까지 가나자와가 자랑하는 전통문화 자산은 차고 넘친다. 2009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창의도시(공예)’가 된 것도 이 덕분이다. 그러나 가나자와는 그 이전부터도 ‘창조도시’(Creative City)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산업사회 이후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지역의 자원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복원하려는 창조적 상상력으로 도시를 성장시킨 ‘창조도시’는 21세기형 도시를 상징한다. 둘러보면 이름을 알린 적지 않은 도시들이 이 ‘창조도시’의 대열에 끼어 있는데 그 도시들의 공통점은 거개가 오래된 도시라는 점이다.

오랫동안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도시를 연구해온 강동진교수가 오래된 도시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책을 펴냈다.

주목할 만한 주장이 있다. 강 교수는 ‘오래된 도시들이 지금 혼돈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다.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과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의 기로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래된 도시들이 장애를 돌파할 수 있는 최선의 답으로 ‘보전’을 제시한다. 강 교수가 제시한 ‘보전’은 ‘개발과 보존의 균형 감각 속에서 자기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의 능동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개념’이다.

그가 내놓는 오래된 도시의 ‘보전’은 오래된 도시의 ‘재창조’를 뜻한다. 스스로의 강점을 찾으려 하지 않고 남을 따라가는데 만 급급했던, 함부로 급하게 추진해 오히려 많은 것을 잃어버린 오래된 도시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있다. 작고 낡은 것의 소중함을 발견하라는 것이다. 그는 다른 도시와 차별되는 그 도시만의 작고 낡은 것의 가치가 ‘창의적인 컬처노믹스’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지방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4년, 크고 작은 도시를 이끌어갈 단체장들이 내세운 공약 중에는 다행스럽게도 차별성이 돋보이는 정책들이 눈에 띈다.

‘지역이 가진 작고 낡은 옛 것에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노정이다. 그러나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이고 가치 있는 힘이다.

오늘날 주목받는 세계적인 도시들이 걸어온 길이 바로 그 증거다. <김은정 선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