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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후, 여성은 없었다
선거 전후, 여성은 없었다
  • 칼럼
  • 승인 2018.06.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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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간 듣지 못했던
사회적 약자들 이야기
이제라도 들어야 한다
▲ 노현정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2017년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 정부가 시작된 후 전국 단위의 첫 선거가 끝났다. 그동안 늘 배제되어 온 여성들이 성 평등한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그 어느 것도 나중으로 돌리지 말고 현실화시켜 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특히 여전히 진행 중인 #미투 운동 속에 성차별, 성폭력 사회 구조의 변화를 위한 시험대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선거 전, 정당들은 이러한 여성들의 요구를 여전히 부차한 문제로 치부하였다. 우선 제7대 지방선거 결과 광역의회, 기초의회의 여성당선인 비율은 각각 19.4%, 30.7%로 2014년 14.3%, 25.2%에 비해 조금 나아졌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총괄하는 자치단체장 급의 선거에서 여성은 역시나 보이지 않았다.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주요 정당 중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단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았고 자유 한국당과 정의당에서 각각 1명씩 공천했다.

이에 총 71명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자 중 여성은 6명에 불과했고, 당선인은 모두 17개 시·도 전원 남성이 되었다.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도 후보 총 749명 중 여성후보는 34명, 여성당선인은 8명으로 2014년의 3.98%보다 오히려 훨씬 감소하였다. 그동안 여성의 정치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그 중 할당제는 의회의 여성비율을 높이는 제도로 1970년대 북유럽에서 처음 도입되어 한국은 2000년 정당법에 도입되었다. 이에 정치관계법 및 각 정당의 당헌 당규에 여성후보 추천 할당 규정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의원 지역구 여성후보 공천 비율은 14.53%, 18.65%에 불과하였다. 전북지역의 경우도 지방선거 후보등록 결과 기초의원에 출마한 여성후보는 전체 366명 가운데 40명으로 10%이며, 광역의원은 후보 78명 가운데 8명으로 11%로 나타났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숫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 성 평등 민주주의를 요구해온 여성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각 당과 후보들의 선거정책은 어떠했을까. 유권자에게 발송되는 공보물만 확인해 보더라도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 속에 성 평등을 지향하는 슬로건 조차 소수정당을 제외하곤 찾기 어려웠다. 이뿐만인가, 모든 시민을 대표하는 역할을 자처하겠다던 후보들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차별하는 발언들을 일삼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행동들도 서슴없이 행하였다.

이번 선거에서 전북지역의 인권, 여성, 노동단체들은 후보들의 혐오 선동 행위에 맞서 지방선거혐오대응 네트워크를 결성하여 평등과 인권의 목소리를 확산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전북지역도 예외 없이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 일이 발생하였다. 선거 후, 전라북도에 살고 있는 모두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한 당선인들은 다시 또는 새롭게 앞으로 4년의 시간을 ‘우리’의 곁에서 ‘우리’를 대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촛불과 개헌, 미투 운동의 국면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에 대한 요구가 양적·질적으로 확대되었다.

이제라도 선거 기간 경청하지 못했던 여성 등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인식과 제도의 한계, 예산 부족이라고 답하기보다 변화된 마인드와 의지로 제도를 바꾸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이제 성 평등한 민주주의는 시대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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