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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주당 찍었다
또 민주당 찍었다
  • 백성일
  • 승인 2018.06.19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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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운영 잘한 문 대통령에
보답으로 도민 표 준 것이지
민주당 잘해서 준 게 아니다
▲ 부사장 주필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인재 등용과 지역발전이 엇갈린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진보세력과 호남사람들은 민주화와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큰 기대를 걸었다. 큰 틀에서 보면 DJ는 국가경영을 잘 했다. 임기 내내 불안정한 한국경제의 안정화를 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IMF를 조기에 졸업시켰다. DJ는 국가 부도 위기를 막아냈고 햇볕정책을 통해 평화를 가져왔고 인권신장과 여성들의 지위 향상 등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간 관행이란 이름으로 저질러졌던 각종 불법행위를 시스템으로 정비해 법치주의를 확립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전북 입장에서 보면 서운한 면이 많았다. 전북 출신들이 당·정·청 요직에 상당수가 기용됐지만 DJ 측근 실세들이 인의 장막을 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못했다. 노무현 정권 때도 전북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각자 살 길을 찾아 지역발전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단지 멀게만 느껴졌던 청와대가 정서적으로 가깝다는 것만 알았다. 그 당시 권력 주변에서 곁불을 쬐던 사람들만 등 다습고 배불렀다.

두 진보정권이 지나고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전북은 국물도 없었다. 인사차별은 말할 것 없고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힘들었다. 전북은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았을 때가 기회였으나 워낙 정권실세들이 태클을 강하게 걸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북 출신 정치인들은 실세들 눈 밖에 날까 봐 독자적으로 세력을 구축하지 못 하고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다. 도민들은 그런 줄도 몰랐다. 도민들은 대선 때 강력하게 밀었기 때문에 위정자들이 모든 걸 알아서 해줄 것으로 착각했다. 전북을 호남권으로 편성해 파이를 키워 놓고 그 과실은 거의 광주·전남 사람들이 따 먹었다. DJ 때 전남 섬지역의 연륙교가 거의 가설된 게 이를 입증한다. 새만금이 오늘날까지 터덕거린 게 광주·전남 정치인들의 비토 때문이었다. 우리 내부에서 빌미를 준 측면도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권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촛불혁명이 역사를 바꿨다. 도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도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데 앞장선 것은 박근혜 적폐세력을 그대로 놔뒀다가는 나라가 절단나고 민주주의가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분연히 일어났다.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정의의 깃발을 높이 세웠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전북은 어떠한가. 전북은 지금 보면 정권을 잡은 것으로 만족해야만 할 것 같다. 문 대통령 주변에 실세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가예산을 6조원 넘게 확보했고 무장관·무차관이란 오명을 씻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큰 시련이 뒤따랐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폐쇄되고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 닫는 상황이 이어졌다. 정부가 GM한테 거액을 퍼주고도 군산공장을 살리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군산경제, 나아가 전북경제를 살려 놓겠다는 말도 결국 허언이 되었다. 무슨 일이 터지면 이낙연 총리와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시늉내기식으로 다녀만 갈 뿐 지역으로 돌아온 건 면피용 대책뿐이었다.

도민들은 순진무구하게 또 민주당에 몰표를 안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가져오기 위해 국정운영을 잘한 보답으로 표를 준 것이지 민주당 후보가 잘해서 표를 준 게 아니다. 민주당 공천과정을 보면 이런 게 무슨 집권여당인가 할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정의당 말고는 진짜 야당이 없어 눈물을 머금고 민주당을 지지했다. 민주당 당선자들은 착각하면 큰 코 다친다. 익산시장·무주군수·임실군수·고창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왜 낙선했는가를 살피면 그 해답이 나온다. 지금부터는 정치권 책임이다. 도민들이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밀어줬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전북 몫을 챙겨줘야 한다. 장관 한자리 갖고는 어림없다. 재선인 송하진 지사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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