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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금메달은 부모님이 만들어 준 것"
"제 금메달은 부모님이 만들어 준 것"
  • 국승호
  • 승인 2018.06.19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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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체육중 설치훈 학생
소년체전 기계체조서 ‘금’
감독 “재능 뛰어나” 극찬

“기술 습득이 빨라서 뒷받침만 제대로 해준다면 대성할 겁니다.”

전북체육중학교(교장 조성문) 3학년에 재학 중인 설치훈(16·남) 학생에 대한 평가다.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에 소재하는 이 학교에서 기계체조를 지도하는 송태주 감독은 제자인 설 군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설 군은 진안군 부귀면 다문화가정 출신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충북에서 열린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 기계체조에 출전해 평행봉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설 군의 금메달 획득에 대해 송 감독은 “체육 환경이 열악한 전북 지역의 학생이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대회인 소년체전에 나가 금메달을 따낸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치훈이는 운동 신경이 뛰어나고 기술 습득이 워낙 빨라 이대로 간다면 큰일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계체조에는 △마루 △안마 △링 △뜀틀(도마) △평행봉 △철봉 등 6개 종목 있다. 종목마다 순위를 가려 메달이 주어진다. 여기에 개인종합, 단체전을 보태면 기계체조 전체 메달 수는 모두 8개다. 설 군은 이 중 평행봉 종목에서 이번에 1위를 차지했다.

송 감독은 설 군에 대해 “현재도 훌륭하지만, 배짱만 보강한다면 평행봉 말고도 다른 종목에서도 메달이 가능하며, 개인종합에서도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재능이 매우 출중한 학생”이라고 평했다.

근력과 운동 신경이 뛰어난 설 군은 부귀초등학교 4학년 재학 시절, 기계체조 선수를 키우는 완주군 소양초등학교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설 군과 가족들은 대번에 권유를 받아들여 전학을 결정했다.

설 군의 진로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부친 설동환(53) 씨는 “치훈이가 자랑스럽다. 자식 자랑하는 사람은 칠푼이라는데 나는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자랑했다. 내가 바로 칠푼이다”며 “치훈이가 고등학교도 같은 울타리 내에 있는 전북체육고에 진학해 대한민국 기계체조의 대들보로 쑥쑥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잉꼬부부를 자칭하는 모친 정세리(42) 씨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체육중학교를 보냈다. 그때는 속상했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따가지고 오는 것을 보니 치훈이의 진로 결정이 잘된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설 군은 “부모님이 (체육중학교에)가라고 해서 뜻대로 따랐을 뿐인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다문화가족인 우리 형제자매는 요즘 보기 드문 4남매인데 저의 금메달은 어려운 형편에도 그늘 없이 키우시려 애쓰신 부모님이 만들어 주신 거나 다름없다”는 속 깊은 답변으로 가슴을 찡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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