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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심
자만심
  • 백성일
  • 승인 2018.06.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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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심(自慢心)이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도 선수(選數)가 더해지면 본인도 모르게 목에 힘이 들어간다. 목이 빳빳해지면 그 순간부터 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의정활동을 오래 하다보면 자신은 안그런 것 같이 느끼지만 유권자 눈에는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걸로 보인다. 남의 말이나 충고도 듣기 싫어한다.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과신하기 때문이다. 처음 당선될 때의 올챙이적 초심을 잃어 버린다. 눈빛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고 건성굴레로 악수하는 게 다반사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악수를 안하는 게 낫다. 상대는 악수하고도 무척 자존심이 상해 기분 나쁘게 생각한다. 진정성 없이 의례적으로 하는 스킨십은 득 보다 실이 많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 명예를 먹고 살아가기를 좋아한다. 명예를 얻으려고 선출직에 나서지만 그게 그리 간단치 않다. 처음에는 학벌과 경력이 좋은 사람이 유리하게 보이지만 진정성이 없으면 모든 게 허당이다. 인생사가 자기 뜻대로 항상 잘 나갈 수는 없다. 풍파가 있게 마련이다. 자업자득이요 인과응보다. 출이반이(出爾反爾)란 말도 있다. 행 불행과 좋은 일 나쁜 일이 결국은 모두 자기자신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겸손을 되뇌이면서도 말과 행동을 달리한다.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하므로 겸손은 불문가지다. 한강수는 도도하게 소리없이 흘러가지만 얕은 도랑물은 쫄쫄거리며 요란하다.

이번에 실패한 후보는 낙선원인을 자신 탓으로 돌리는 게 옳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지지 속에서 민주당이 아닌 민주평화당이나 무소속으로 당선된 단체장을 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한결같이 겸손하며 내공이 깊은 후보들이다. 스스로를 잘 들춰내지 않는다. 누운 풀처럼 자신을 한 없이 낮출줄 안다. 불경 잡보장경에 나오는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겁게 사는’사람들이었다. 한마디로 겸양지덕을 실천했다. 선거판에서 승리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겸손이었다.

민주당도 마냥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인기는 한낱 뜬구름과 같기 때문에 언제 역전될지 모른다. 도민들이 또 민주당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건 문재인 대통령 한테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후보가 잘해서가 아니라 문 대통령이 워낙 안보분야에서 국정운영을 잘해 그 덕을 민주당 후보가 본 것이다. 정치인들이 겸손하지 않고 거들먹거리면 한방에 훅 간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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