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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대표팀, 끔찍한 응원·폭염과 싸웠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대표팀, 끔찍한 응원·폭염과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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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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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내리는 뙤약볕과 그보다 더 뜨겁게 쏟아지는 멕시코 응원단의 악다구니가 흡사 원정 평가전에 온 것 같았다. 24일 한국 대표팀이 멕시코와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을 치른 로스토프 아레나의 풍경이 그랬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의 만회골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며 1-2로 패했다. 스웨덴전에 이어 멕시코전까지 패한 대표팀은 무력해 보였다.

그러나 중계 화면 밖의 현장은 최악이었다. 이날 경기장인 로스토프 아레나에 입장한 관중은 모두 4만 2600여 명. 이 중 한국인 응원단은 900명에 불과했다.

반면, 멕시코 응원단은 FIFA 팬 아이디로 집계된 숫자만 8600여 명에 달했다. 실제로 멕시코 국적을 보유한 관중은 4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취재석 시야에 들어온 멕시코 관중만 해도 1차전인 스웨덴보다 족히 3배는 돼 보였다. 경기 전 만난 미드필더 이재성은 “멕시코 관중이 많이 온다는 건 알고 있지만 우린 프로 선수이므로 문제 될 것이 없다. 오히려 만원 관중 속에서 뛴다면 흥이 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악명 높던 멕시코 응원단의 극성 응원은 예상 이상이었다. 독일전에서 상대 골키퍼에 ‘푸토(Puto)’라는 비속어을 퍼부어 FIFA가 멕시코축구협회를 징계했지만 이들의 악다구니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라운드가 떠나갈 듯 응원가를 불러대다 한국 대표팀이 공을 잡기라도 하면 그 함성은 곧장 야유로 바뀌었다.

멕시코의 극성 응원과 더불어 한국 대표팀을 짓누른 건 폭염이었다. 모스크바에서 한참 남쪽에 위치한 로스토프나도누의 이날 날씨는 한국의 한여름 불볕더위를 연상케 했다. 습도는 30% 수준으로 낮았지만 그라운드로 연신 뙤약볕이 내리꽂혔다. 러시아행에 앞서 짧은 옷을 챙기지 못한 응원단은 한낮 34도를 넘어서는 무더위에 넋을 잃었다.

2연패를 면하려 그라운드에서 힘을 짜내던 태극전사들에게도 시련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한 달 넘게 평균 15~19도를 오가는 레오강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서 훈련을 해왔다. 당장 사흘 만에 훈련지보다 최대 15도 높은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게다가 상대는 이 정도 더위는 일상인 멕시코였다.

경기 초반 문선민과 황희찬의 활약에 날을 세우던 대표팀의 창끝은 결국 후반전부터 서서히 꺾이기 시작했다. 무거운 몸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려다 연거푸 옐로카드가 쏟아졌다. 경기 막판 해가 떨어지면서 기온은 30도 가까이 내려왔지만 이미 승부의 추가 멕시코 쪽으로 기운 후였다. 이날 현장을 찾은 부산 아이파크 최만희 대표는 “날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페널티 박스에서 수비수가 하면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다들 2차전에서 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여줬는데 손흥민의 한 골을 위로로 삼고 경기장을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이날 한국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았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첫 대표팀 해외 원정 경기 참관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 대통령의 열띤 응원도 멕시코의 극성 응원과 폭염에서 한국 대표팀을 구해내지는 못했다. 로스토프나도누=한신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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