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1-21 09:41 (수)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플라토프 공항 폭소에 빠뜨린 초짜 통역 2인조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플라토프 공항 폭소에 빠뜨린 초짜 통역 2인조
  • 기타
  • 승인 2018.06.24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의 로스토프나도누는 한국 축구사에 ‘회한의 땅’으로 남게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연패의 악몽을 꾸게 한 장소가 됐으니 말이다.

씁쓸한 2연패의 기억을 안고 떠나는 로스토프나도누지만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에게 못 챙긴 승점 대신 미소를 선물한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로스토프나도누 플라토프 국제공항의 통역인 미로(20) 씨와 안나(19) 씨다.

이들은 이번 한국과 멕시코의 F조 2차전을 대비해 공항 측에서 다급히 수소문해 배치한 파트타임 통역인이다. 입국장과 출국장을 돌며 한국인 손님을 만난 미로 씨와 안나 씨에게 플래시 세례가 쏟아진 건 깜찍한 근무복 때문이다. 이들은 ‘저는 한국말을 할 줄 압니다’ ‘I can speak English’라는 문구가 박힌 푸른색 조끼 덕에 많은 이들로부터 폭소를 자아냈다.

통역인이라기엔 어딘가 어설픈 안나 씨는 “이제 일한 지 5일 된 통역인”이라면서도 “월드컵 기간에만 일하지만, 자원봉사가 아니라 엄연히 돈을 받는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는 “고향에서 한국어 선생님인 언니에게서 한국어를 배웠다. 언젠가는 진짜 한국에 가볼 것”이라며 소박한 소망도 내비쳤다. 어설픈 한국어였지만 안나 씨 덕에 공항에서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러시아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명색이 플라토프 ‘국제공항’이지만 온 공항을 통틀어도 통역인이라고는 이 어설픈 ‘2인조’가 전부다. 남자답게 듬직한 모습을 보이던 안나 씨의 파트너 미로 씨도 한국어가 서툴기는 마찬가지였다. 당당하게 “뭐든 저한테 한국어로 물어보세요”라던 그도 질문이 길어지면 “아이 돈 노! 부끄러워요!”를 연발했고 주변 한국인 사이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월드컵 경기 도시로는 어딘가 모자랐던 소도시 로스토프나도누였기에 볼 수 있었던 ‘인간미’가 넘치는 월드컵 풍경이었다. 로스토프나도누=한신협공동취재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