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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한글·향…오사카 '백제 축제' 이야기
한지·한글·향…오사카 '백제 축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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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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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무라 미코 한일문화교류센터 사무국장
올해 ‘전주 부스’에는 ‘한지공예’체험을 하기로 했다. 한글을 일본사람들에게 알려서 본인 손으로 한지에 이름을 써서 접고 좋은 향기가 나는 방향제를 넣는 작업이다. ‘한지·한글·향’ 체험 부스에는 그 날 100명이 넘는 참가자의 작품들이 완성되었다.

일본 오사카 히라카타시에 있는 ‘백제사’는 750년경 백제 ‘경복왕’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한다. 서쪽에는 ‘백제 왕 신사’ 도 있다. 여기는 한일 교류의 상징적인 땅이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백제 축제’에 우리 단체가 참석을 시작한지 벌써 7년이나 지났다.

전주에서 한국과 일본 시민 교류를 추진하는 우리 단체는 올해도 축제에 참여했다. 일본 시민들과 교류를 하기도 하고 전주와 전라북도 문화를 소개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축제는 백제시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의 퍼레이드로 막을 연다. 마지막 백제 왕인 의자왕, 백제 왕족 선광(善光), 그의 증손자인 경복(敬福)은 깃발 뒤에 따라가고 스님들, 신하들도 이어진다. 장구 소리가 울려 퍼지는 농악 행렬을 보면 여기가 한국인가 싶을 정도이다. 농악대는 장구를 사랑하는 오사카 시민들의 모임이다.

무대에서는 행사가 계속되어 우리는 ‘전주 부스’ 를 운용한다.

몇 년 전에는 ‘전주 막걸리 시음’ 체험을 하려고 생막걸리를 들고 갔다. 항구에서 많은 막걸리 박스를 나르던 우리 회원들이 한 고생은 보통이 아니었다. 다음 해에는 비행기로 싣고 갔는데 세관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막걸리는 인기가 있어 눈 깜박하는 사이에 다 없어졌다.

‘한복 체험’ 부스를 운용한 어느 해 5월에는 한옥마을을 찍은 현수막을 만들었다. 시민들은 한복 차림으로 그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해 추억을 남겼다.

작년에는 축제 당일에 큰 비가 와 행사가 중지되었지만 주최자, 봉사자들과 함께 한복을 입고 즐겼다. 기념사진을 보니 모두가 웃음이 넘치는 얼굴이다.

7년 동안에 시민들을 수없이 만났다. 축제 전날에도, 당일 저녁에도 교류모임이 계속되어, 낯익은 얼굴을 찾기도 하며 반가움에 서로 잡은 손이 떨어지지 않는다. 축제 전에 행해지는 회의에는 우리 일본 회원이 참석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려고 노력했다. 모두가 아침부터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교류를 통해 맺은 우정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다.

올해 부스에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한글 포스터나 학습 장난감을 책상 위에 놓았다. ‘아, 야, 어, 여’ ‘ㄱ, ㄴ, ㄷ, ㄹ’을 설명한다. 어른도 어린이도 난생처음으로 한글을 한지에 쓰고 접었다. 초여름다운 상쾌한 향이 흘러갔다.

어떤 어린이가 할머니께 선물하겠다고 한글을 배워 하얀 한지에 진지하게 글을 쓰는 모습은 우리 일행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대단하네!” “잘 한다” 칭찬이 저절로 나왔다.

전주에 돌아와 여행 해단식 모임을 했다. 벌써 가을 교류에 대해 말이 그치지 않았다. 다음에는 어떤 향이 날까? 상상만 해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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