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1-16 18:28 (금)
해원부안사계도
해원부안사계도
  • 김재호
  • 승인 2018.06.27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7월2일 제45대 민선7기 부안군수로 취임하는 권익현 당선인은 ‘재수’가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한 부안 출신 한국화가가 계화도에서 시작해 줄포 생태공원까지 구불구불 이어지는 86㎞ 해안선의 사계절 풍광을 거대한 화폭에 담아 취임식 당일 부안군청사 로비에 걸 계획인데, 이는 애초 ‘신임 단체장’ 취임을 겨냥해 제작됐을 뿐이고, 공교롭게 당선의 영광을 얻은 권 군수가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작품 이름은 해원부안사계도(海苑扶安四季圖), 작가는 부안군 백산면이 고향인 오산 홍성모다. 시인 김형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는 “거대한 우주의 힘을 몰아오는, 그의 그림에는 여지없는 기세가 있다”고 했다.

홍성모 화백은 부안 백산중·고를 졸업하고 원광대에서 그림을 배웠다. 어려서부터 심장병이 있었던 그는 체격이 유난히 왜소했는데, 결국 대학시절 심장병 수술을 받아야 했다. 교내 심장병 학우 돕기 성금으로 건강을 찾은 홍 화백은 훗날 그림을 제대로 그리게 되자 ‘심장병 어린이 돕기’ 자선활동에 참여하는 등 학창시절 받은 인생의 빚을 갚고자 애쓰기도 했다.

그가 어느날 홀연 부안 곰소에 둥지를 틀었다. 부안의 풍광을 화폭에 담겠다며 지난 2016년 10월 부안군 진서면 곰소 젓갈식품센터 2층 빈 상가를 빌려 작업에 들어갔다. 그의 목표는 차기 부안군수 취임식에 맞춰 해원부안사계도를 완성하고, ‘부안 비경 100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대학 출강 등 활동을 하는 그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곰소 작업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작품에 몰두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부안을 다녀갔다. 세 살바기 손자를 데리고, 찜질방에서도 잠자리를 해결했다. 다행히 신임군수 취임에 맞춰 해원부안사계도가 완성돼 군청 로비에 걸게 됐다. 지난 18개월 동안 65점을 완성했으니, 그가 곰소를 다녀가는 작업은 당분간 계속된다.

홍 화백은 “부안 군민을 왕이라 생각하고 하늘이 내린 정원 부안의 사계를 화폭에 담아 군민에 선물하고 싶었다”고 했다. 적지 않은 기간과 비용을 마다않고, 숱한 나날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은 그런 열정에서 나오는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