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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카잔 중심가에서 붉은악마 번개친 사연은?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카잔 중심가에서 붉은악마 번개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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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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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발'을 타고 카잔의 바우만 거리로 모여든 대한민국 응원단에게 외국인 관광객의 사진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파발'을 타고 카잔의 바우만 거리로 모여든 대한민국 응원단에게 외국인 관광객의 사진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독일전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뜨겁게 뭉쳤잖아요!”

러시아로 넘어간 대한민국 응원단이 IT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종전이 치러진 카잔시를 달궜다.

스웨덴, 멕시코에 이어 독일까지 압도적인 응원단 규모에 눌려 이번 대회 기간 한국 대표팀은 ‘3번의 해외 원정을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출범 당시부터 역대 최약체라는 지적을 받아왔고, 당장 승률이 떨어지는 경기에 3주 넘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국내 팬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7일(현지 시간) 독일전을 앞둔 이날 새벽까지 카잔시 중심가인 바우만 거리에는 한국 응원가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다.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이 언급한 ‘1%의 희망, 1%의 가능성’을 믿은 이들이었다.

일면식 하나 없던 이들이 100여 명 가까이 모여 이국만리에서 응원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오픈 채팅방’ 덕분이었다. 이미 한국을 떠나오기 전부터 카카오톡에서 ‘로드 투 러시아’라는 오픈 채팅방이 열려 국내 팬 수백여 명이 여행 정보를 공유해 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대학생 박성식 씨의 열정도 한몫했다. 카잔 응원전을 계획한 뒤 카잔으로 미리 와서 거리를 돌며 한국인 ‘수배’에 나섰다. 그는 “지나가던 분들을 붙들고 사정을 설명한 뒤 이들을 채팅방에 초대하고, 홍보를 부탁드렸고 이들이 다시 다른 이들을 불러 모으는 식으로 응원전을 준비했다”며 “성적보다는 한국 대표팀이 항상 등 뒤에서 응원하고 있는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만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번갯불에 콩을 볶듯 박 씨가 온라인으로 띄운 ‘파발’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원정 응원을 온 국내 팬뿐만 아니라 현지에 유학 중이던 한국인 학생까지 불러들였다. 주변 도시에서 관광 중이던 ‘붉은 악마’ 일부도 이날 응원전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열차 편으로 달려왔다.

26일 저녁부터 바우만 거리로 삼삼오오 모여든 한국인 응원단은 ‘혹시 아이디 XXX님이세요?’라는 인사를 시작으로 대열에 합류했다. 이윽고 바우만 거리를 채운 이들은 거리에서 마주친 독일 응원단과 즉흥적으로 응원가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오! 필승 코리아’로 시작해 ‘아리랑’으로 끝나는 뜨거운 레퍼토리에 지나가던 러시아 현지인들의 환호도 더해졌다. 카잔 바우만 거리의 응원전만은 한국의 압승이었다.

연차를 내고 충남 아산에서 달려왔다는 직장인 김현규와 이진범 씨도 “현지에 있는 독일인들의 응원전도 눈길을 끌었지만, 이렇게 뜨겁게 타오르며 잘 뭉치는 민족은 한국인밖에 없다”며 “전 세계에 ‘이게 대한민국 응원단의 힘’이라는 것을 한 번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밤”이라고 밝혔다.

/카잔=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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